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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가짜뉴스'가 일상 파고드는 법...대통령까지 "경계"

극소수 의료인·언론인 음모론 양산... 전문가들 "잘못된 이야기가 언론 주목받는 상황 문제"

등록 2021.03.03 07:29수정 2021.03.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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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한 가짜뉴스가 더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는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정부 비난', 'mRNA 유전자 조작', '코로나19 백신 무용론' 등이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대한간호협회가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주사액 병 모형이다. ⓒ 이희훈

 
"정치권과 언론도 국민불안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들을 경계하면서 안정된 백신 접종을 위해 적극 협조해주시기 부탁드린다."

2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백신 가짜뉴스'의 위험을 지적한 지 몇 시간만에 문재인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가짜뉴스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짜뉴스가 행여나 접종률을 낮출까봐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논란의 상당수는 가짜뉴스에서 비롯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예방효과가 상대적으로 다른 백신에 비해서 낮고, 고령층 임상시험 데이터가 축적되지 못한 게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공격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검증되지 않거나 가짜뉴스에 가까운 내용들을 근거로 '안전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짜뉴스는 더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처럼 '지라시' 형태로 뿌려지는 게 아니라, 일부 매체를 통해 기사나 영상으로 제작된다. 게다가 극소수의 언론인이나 의대 교수 등이 마치 신뢰성 있는 정보인 양 '백신 음모론'을 퍼트리며 가짜뉴스에 힘을 실어준다. 언론사에서 전문가의 이름을 빌려 나오는 정보들이니 솔깃할 수밖에 없다.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는 대략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정부 비난', 'mRNA 유전자 조작', '코로나19 백신 무용론' 등이다.

'부대찌개 스타일'로 접종? 황당한 정부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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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환자 치료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된 2월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내 무균 작업대(클린벤치)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주사기에 소분 조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지금 화이자에 식염수 타서 쓰면 화이자 1병당 7명 접종도 괜찮을 것 같다고 개XX를 하고 있습니다 (...) 진짜 미친 정부냐?? 탕국찌개의 나라 답게 의료도 부대찌개 스타일로 하네."

지난 2월 27일 한 언론사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정부가 마치 화이자 백신의 양을 고의로 늘려서 접종하는 듯 묘사해서 논란이 되었다. 한국이 사용하는 특수 주사기로 1병 당 7회까지 접종이 가능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는 한 외신을 인용하며 화이자 측이 5회분만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는 주장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화이자는 희석을 통해 사용하는 백신이므로 식염수를 타서 쓰는 게 당연하다. 더군다나 그가 인용한 외신 기사는 화이자 백신에 붙어 있는 '5회 분량이 들어 있다'는 설명이 의료진의 혼란을 가져오자, FDA가 직접 6~7회까지 접종이 가능하다고 공지한 내용이었다. 현재 누리꾼들이 나서서 해당 기자의 주장을 팩트체크하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7명 접종은 '의무화'된 내용도 아니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한 바이알(병)당 7명분을 꼭 써야 된다' 이렇게 의무화해서 접종 현장에 부담감을 주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잔여량이 발생했을 때 사용 여부는 현장 의료진이 판단해서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청장은 "잔여량을 사용하더라도 다른 접종량의 용량을 반드시 준수해야 되고, 또 여러 바이알을 섞어서 이것(용량)을 만드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원칙들을 강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온갖 음모론 제기되는 mRNA 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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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을 실은 수송차량이 2월 26일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중앙 및 권역예방접종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들어온 물량은 총 5만8천500명분이다. ⓒ 공동취재사진

 
"'낙태아의 유전자로 코로나 백신을 만든다'거나, '접종받은 사람들이 발작을 일으키고 좀비처럼 변한다'는 등..."

정세균 총리가 언급한 유언비어들은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에 대한 음모론 중 일부다. 미국 민간단체인 'STOP WORLD CONTROL' 등은 mRNA 백신이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고 노예로 만든다는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mRNA 백신이 새로운 유형의 백신이고, 코로나19 발병 1년도 안 돼 개발되었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설명에 따르면 다른 종류의 백신은 약하거나 비활성화된 세균을 우리 몸에 넣지만, mRNA 백신은 신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단백질 또는 단백질 조각 생성 방법을 세포에 가르치는 방식을 택한다. 

mRNA가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mRNA 백신이 사람의 세포 표면을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동일하게 만드는 일종의 '위장'을 통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문제 삼는다. 이 과정에서 세포가 변형되면서 유전자 변형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mRNA는 DNA(유전 물질)를 보관하는 세포핵에 절대로 들어가지 않는다", "세포는 지시 전달에 mRNA를 사용한 후 즉시 이를 분해해 제거한다"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역시 "과학적인 논리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백신은 유전체 내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라고 일축했다.

한편에서는 빌게이츠가 만든 백신을 통해 몸 안에 칩이 삽입되고 감시당한다는 내용도 일부 교회 등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19년 화이자와 함께 백신을 만든 바이오엔텍에 투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2월 24일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이런 걱정이 생겨나고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은 과학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깝다"라며 "'칩이 삽입되고 이것을 통해서 감시한다' 제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으로는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어 최 교수는 "잘못된 정보가 이유통되는 것이 갖고 오는 폐해가 크다"라며 "저는 이런 잘못된 정보에 현혹이 되어서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

극소수 의사들이 퍼트리는 백신 무용론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 반대 의료인 성명서 사이트 캡처 ⓒ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 반대 의료인 성명서


최근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으며, 의무접종도 하면 안 된다는 의료인들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15일 의사 7명, 치의사 3명, 한의사 9명 등은 가칭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의료인 연합'을 내걸고, '코로나19 백신 의무접종 반대 의료인 성명서'를 발표하며 온라인 상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특정 백신의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해서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모든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민주 사회니까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잘못된 이야기들이 언론들을 통해 너무 주목받는 상황이 문제라고 생각한다"라며 "가짜뉴스를 모두 막아낼 수 없는 만큼 어떤 의견은 무시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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