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이재명, 미얀마 군부에 공식 서한 "내 발언이 군 명예훼손?"

이 지사 면담한 미얀마 민주세력에 수배령 내리자 해명 요청... “광주 닮은 미얀마에 무엇을 했는가”

등록 2021.03.30 14:03수정 2021.03.30 14:06
1
원고료로 응원
 
a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3월 2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열린 경기도-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자들과 함께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3개 경례'를 하고 있다. ⓒ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일 본인과의 면담을 이유로 미얀마 민주인사에 대해 지명 수배를 내린 미얀마 군부에 공식 서한을 발송해 해명을 요청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명 수배 사유에 제가 지목된 만큼 미얀마 군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허위사실인지 말해달라. 그래야 저는 물론 국제사회가 오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통해 "미얀마 군사쿠데타 반란세력이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 공동대표 얀나잉툰(YAN NAING HTUN) NLD한국 지부장과 소모뚜(SOE MOE THU) 대표를 '군 명예훼손'으로 국영신문을 통해 지명 수배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지명수배 배경에 대해 "3월 23일 군사반란세력은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의 두 공동대표가 지난달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지사님을 만나서 미얀마 내 상황을 국제사회가 오해할 수 있게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반란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지명 수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재명을 만나 국제사회가 미얀마 상황을 오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했다'는 게 수배이유인데, 공동대표들께서 제게 무슨 말을 했으며 어떤 발언이 왜곡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며 미얀마 군부에 서한을 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도지사와 면담 중 '군사정부 명예훼손 언동'?"
 
a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0일 미얀마 군부에 보낸 공식 서한을 통해서 이 지사를 만났다는 이유로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들을 지명 수배한 것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다. ⓒ 경기도

 
이재명 지사는 미얀마 군부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해당 간담회는 미얀마 민주주의 회복과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경기도가 고심 끝에 마련한 자리"라며 "간담회에서 얀나잉툰, 소모뚜 대표와 만나 미얀마의 현 상황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경기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동대표의 지명수배 소식을 접한 이후 간담회 대화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봤지만, 왜곡 발언이 정확히 어떤 부분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군부가 지적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얀마 군부는 지명수배 사유로 밝힌 '경기도지사와의 접견 중 군사정부 명예훼손 언동'이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었으며, 이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 알려주기 바란다"면서 "경기도는 미얀마 군부의 회신을 받는 대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즉각적으로 조처하고, 성의껏 답변하겠다. 미얀마 군부의 성실한 해명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이날 이재명 지사의 공식 서한을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 전달했다. 경기도는 미얀마 군부의 회신을 받는 대로 사실관계 규명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한편, 경기도는 미얀마 민주주의네트워크와 간담회를 한 후 이들과 상시 소통 협력채널을 구축하는 한편 경기도 차원의 지원방안을 추진 중이다.

먼저, 경기도는 미얀마가 투쟁․학살 없는 평화로운 일상을 되찾길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사진전을 경기도청 내에서도 개최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다. 또, 미얀마 현지에서 내전 등 급변사태 발생 시 미얀마-태국 국경 사이에 있는 난민촌에 대규모 난민이 유입될 것에 대비해 긴급구호 물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는 미얀마 민주주의 질서 회복을 위해 모인 시민단체들의 자유롭고 체계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법인 또는 민간단체 등록 절차 안내 등을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5.18 민주화 운동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당시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참상을 알린 외신기자, 현장을 목격하고 진실을 전한 외국인 선교사들, 도움을 요청했던 우리 교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연대해 준 해외의 현지인들, 그들이 없었다면 광주의 진실은 더 알리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41년 전 광주를 지원했던 해외의 손길이 지금 한국사회의 몫이 되었다"면서 "훗날, 역사는 물을 것입니다. 미얀마 이주민들이 도움을 요청할 때 무엇을 했냐고, 광주 닮은 미얀마를 위해 한 일이 무엇이었냐고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

이재경 경기도지사와 소모뚜 주한 미얀마 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얀나잉툰 민족민주연맹(NLD) 한국지부장 등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관계자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3월 2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 경기도

 
"미얀마는 40여 년 전 5월의 광주"

앞서 이재명 지사는 지난 2일 오후 경기도청 상황실에서 소모뚜 주한 미얀마 노동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얀나잉툰 민족민주연맹(NLD) 한국지부장 등 '미얀마 군부독재 타도위원회' 관계자 6명과 간담회를 열고 미얀마 상황 등에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이재명 지사는 최근 미얀마에서 발생한 군부의 강경 진압 사건과 관련 "미얀마는 40여 년 전 5월의 광주"라며 "역경을 이겨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럼 민중의 의지로 진정한 민주 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소모뚜 위원장은 "이재명 지사께서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정책을 펴주시고 신경 써주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미얀마 국민들이 군부정권을 끝내고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경기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참석자들과 함께 미얀마 민중의 저항을 상징하는 '손가락 3개 경례'를 함께 하기도 했다.
#이재명 #미얀마사태 #미얀마군부 #미얀마민주화 #미얀마강경진압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