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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앞두고... 지리산 용유담 숲 벌목 논란

시민단체 "55년생 소나무 등 나뒹굴어" 비판, 함양군 측 "공익적 목적, 큰 나무는 얼마 안 돼"

등록 2021.04.05 10:00수정 2021.04.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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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용유담 숲 벌목.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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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용유담 숲 벌목. ⓒ 지리산사람들

 
경남 함양군이 식목일을 앞두고 지리산 용유담 숲 일부를 벌목해 논란을 빚고 있다. 나무를 가꾸거나 새로 심어야 할 때 되레 숲을 해쳤다는 비판이다.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지리산사람들은 식목일인 5일 낸 논평을 통해 "함양군은 용유담 숲 벌목 이유를 분명히 밝히고,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일 엄천강 상류에 있는 함양 마천·휴천면 일대 용유담 답사 과정에서 용유담 숲이 900평 넘게 벌목된 현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숲은 함양 마천면 창원리에 있고, 국토교통부 소유 땅이다.

이들 단체는 숲 벌목 현장에 55년 이상 된 소나무, 35년 이상 된 굴참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 등 나무들이 베어져 나뒹굴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3월 말에 진행된 2차 벌목으로 베어진 나무에서는 아직도 수액이 흐르고 있었고, 미처 다 피지 못한 꽃이 말라버린 흔적도 보였다"고 말했다.

용유담은 2011년 12월 문화재청이 '뛰어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학술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명승지정'을 예고했다. 때마침 이곳에 지리산댐 건설이 거론되면서 함양군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명승지정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지리산댐은 당시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와 현재 백지화된 상태다. 명승지정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고 있다.

지리산사람들 등 단체들은 "함양군이 용유담의 자연숲을 망치고 나서 공공성과 안전성이라는 황당한 이유를 든 것"이라며 "함양군이 뒤늦게라도 용유담 숲 벌목의 진상을 제대로 밝히고, 함양군 녹지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더불어 용유담의 명승지정에 함양군이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숲은 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되며, 나무 한 그루는 고라니와 새, 벌레들이 함께 살아가는 생태계의 시작점"이라며 "이번 식목일에는 그 소중한 나무가 인간의 욕심과 무지로 인해 베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고, 숲과 나무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도록 법과 정책, 제도를 바로잡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함양군 마천면사무소 관계자는 "벌목한 현장은 하천가에 있고 자연적으로 나무가 자란 곳으로, 공익적 판단을 해서 벌목하게 되었다"며 "소나무 가지가 도로로 넘어와 있었고, 밤에 사람들이 차량에 쓰레기를 싣고와 버리기도 했다. 담뱃불로 화재 위험성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잡목이고 큰 소나무는 몇 그루 안 된다"며 "베어낸 나무는 며칠 안으로 치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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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용유담 숲(벌목하기 전, 원안).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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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용유담 숲(벌목 뒤, 원안). ⓒ 지리산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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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지리산 용유담. ⓒ 지리산사람들

#함양군 #지리산 #용유담 #지리산사람들 #식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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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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