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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윤석열 별의 순간, 확신 없다... 한달 전 통화"

"확신 주는 후보 현재로선 없어"... 국민의힘 전당대회엔 "신구대결, 모양새 좋지 않아"

등록 2021.05.21 10:21수정 2021.05.2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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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자축하는 박수를 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그 사람(윤석열) 자체에 대해서 내가 특별하게 어떠한 확신을 갖고서 (별의 순간) 얘기한 것은 아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별의 순간(Sternstunde)'에 대해 '확신을 가졌던 것은 아니'라고 거리를 뒀다. '별의 순간'은 주로 독일어 문화권에서 쓰이는 관용구로 '운명의 순간'을 뜻한다. 독일에서 유학한 김 전 위원장이 종종 사용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8일, 윤 전 총장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기록한 데 대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라고 기자들 앞에서 말했었다. 같은 달 26일에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포착을 했으니까 이제 준비를 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21일 오전, 두 달여 만에 같은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한 그는 "내가 그렇게 (차기 대통령으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라며 "그거(과거 자신의 발언)는 내가 객관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거지, 그 사람 자체에 대해서 내가 특별하게 어떠한 확신을 갖고서 얘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별의 순간'이라는 것은, 사실은 순간포착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된다"라며 영국의 마거릿 대처, 프랑스의 샤를 드 골, 독일의 콘라트 아데나워 등의 정치인을 예로 들며 "이런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순간을 제대로 잡고 자기가 모든 정열을 바쳤기 때문에 커다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화로 먼저 만나자고 했다가 3자 통해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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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4월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전 위원장은 5월인 현재까지 윤석열 전 총장이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내가 보기에는 본인도 여러 가지 이것저것 생각하는 게 많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이 사람이 이 얘기하고 저 사람이 저 얘기하고 하니까, 거기에서 본인 스스로가 참 확고한 결심을 할 수 없는 형편이 아닌가"라고 추측했다. 다만 "정치는 하겠다고 하는 생각은 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도 사람들이 이상한 얘기를 하니까 내가 분명히 얘기를 하는데, 내가 한 번 전화를 받았다"라며 "지난 한 달 전쯤 됐다"라는 것. 그는 "그날이 아마 (4.7재보궐) 선거 끝나고 한 3일인가 후니까, 지난 4월 10일인가 전화를 받았다"라며 "혹시 내가 전화 연결이 안 될까 해서, 어떤 사람이 찾아와서 '몇 분 후에 전화가 올 테니까 좀 받아주십시오' 해서 전화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화를) 받고 난 다음에 이런 저런 인사차 얘기도 하고 해서 '한번 시간이 되면 만나보자' 하고 그랬었다"라며 "개인적으로 여러 가지 형편상, 또 언론에 노출되고 하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현재로서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는지, 그다음에는 제3자를 통해서 '현재 상황에서 만남은 피해야 되겠다'는 연락이와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상상력이 풍부한 언론인들이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많이 하고, 내가 무슨 전화를 학수고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표현한 사람도 있다"라며 "어느 신문을 보니까 내가 윤석열이한테 삐쳐서 어쨌다?, 나는 그래서 우리나라 언론인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두 사람의 만남이 언제쯤 성사될지 묻자, 그는 "그건 내가 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하려면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될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 전 위원장은 "나는 개인적으로 특별히 우리 가족이나 나하고 절친한 몇 사람 외에는 스스로가 먼저 전화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도 부연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 먼저 만나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뉘앙스다.

"신진 그룹, 당대표 성공 가능성 배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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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 오마이뉴스

 
한편, 이날 김종인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대한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 국민의힘은 대표 출마자가 10명 가까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모습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라는 것.

그는 "소위 신진들이 많이 출마선언을 하고, 예를 들어서 새로운 세대하고 과거의 세대하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을 한 것 같다"라면서도 "어떤 면에서 보면 좀 자제를 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되는데 그 자제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마치 신구 대결을 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좀 역동성은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게 별로 정치적으로 봤을 적에 안 좋다고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특히 "예를 들어서 과거에 국회의원 선수가 높으신 분들이 출마를 많이 하셨는데, 과연 그분들이 당을 이끌어서 당을 근본적으로 쇄신할 수 있는 어떤 복안이 있어서 나오는 건지 개인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서 나오는 건지는 내가 확신하지 못한다"라며 "우리가 과거에 정치를 하면서 여러 가지 잘못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로 당을 한번 맡겨보자 하는 아량의 자세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초선이나 원외 신진 인사들의 당대표 도전에 대해 "내가 '꼭 돼야 된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신진 그룹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정한 전당대회 룰에 관해서 그는 "책임당원 되시는 분들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가 이겨야 된다'는 생각을 할 것 같으면, 당이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테니까 당심과 민심이 크게 차이가 없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예상했다.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모두 예비경선을 통과할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김종인 #윤석열 #국민의힘 #전당대회 #별의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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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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