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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살기는 왜, 어떻게 떠나는 걸까?

김은덕·백종민 부부의 '여행 말고 한달 살기'와 류현미의 '한달살기'

등록 2021.05.31 08:43수정 2021.05.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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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김은덕·백종민 부부의 〈여행 말고 한달 살기〉 ⓒ 어떤책

 
코로나 때문에 멈춰섰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달살기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왜일까? 무엇보다 며칠 여행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흥겨운 쾌락'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바쁘게 이동하기보다 느긋하게 시간을 갖고 호흡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김은덕·백종민 부부의 〈여행 말고 한달 살기〉는 바로 그 책이다. 그 부부가 7년간 한 달 살기를 통해 얻은 노하우를 꼼꼼하게 풀어썼다. 그렇다고 여행에세이는 아니다. 정확히 말해 '한달살기 가이드북'이다.


두 사람은 2013년 3월 도쿄를 시작으로 25개 도시에서 한 달간 살아봤다. 왜냐하면 며칠 여행하고 곧바로 이동하는 메뚜기식 여행은 체력이 달렸기 때문이다. 한 군데 자리 잡아 살면서 공원에서도 자고 벼룩시장도 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렸단다.

더욱이 한 달씩 머무르면 무엇보다도 숙박비용이 절약되는 잇점이 있었다고 한다. 뉴욕이나 런던이나 파리는 80만 원이면 충분했고, 다른 유럽 도시는 50만 원, 그리고 아시아는 집 전체를 빌리는데 50만 원이면 족했단다.

그렇다면 한달살기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한달여행 경비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기준을 정한다면 한국에서 고정비를 제외한 순수 생활비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이 부부의 경우는 월 100만 원 정도면 넉넉했다고 한다. 물론 항공료와 숙박료는 추가 사항이다.

7년간 세계 곳곳에서 한 달간 살았으니 이 부부가 계절별로 추천한 곳이 따로 있다. 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터키 이스탄불 스페인 세비야. 여름에는 일본 삿포로 스페인 빌바오 인도네시아 름복. 가을에는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네팔 포카라. 그리고 겨울철에는 대만 타이난 태국 치앙마이 인도 고아 등을 꼽는다.

그리고 취미별 추천 도시도 따로 있다. 와인 투어로는 스페인 리오하, 이탈리아 토스카나, 아르헨티나 멘도사가 좋다고 한다. 휴양지 차원에서는 태국 푸켓, 터키 닷차, 스페인 마요르카가 좋고. 공연투어로는 미국 뉴욕,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잉글랜드 런던 등을 꼽는다. 문화유산투어는 이탈리아 피렌체,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그리고 식도락 투어는 스페인 빌바오, 대만 타이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을 꼽는다.


그렇다면 한달살기 여행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게 뭐가 있을까? 다른 사항들은 일반 여행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장티푸스나 말라리아 같은 예방접종은 필히 하고, 캐리어와 1인용 밥솥과 호스트와 이웃을 위한 선물 등 여행가방 꾸리기도 신경을 쓰도록 조언한다.
 

책겉그림 류현미의 〈한달살기〉 ⓒ 자유문고

 
류현미의 〈한달살기〉는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워킹맘이 쓴 책이다. 보통 엄마가 그렇듯 저자도 일과 육아에 치이며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살았다. 그러다가 잠시 쉬어가자면서 아이들과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1박 2일, 2박 3일, 그러다가 일주일, 한 달로 발전했다. 이 책은 그런 과정의 기록이자, 한 달 살기 여행이 가져온 변화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내용들은 앞선 책과 겹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가이드북이 아니라 소박한 한달살이의 삶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났을 때 가장 살고 싶은 곳이 있었다. 바로 베트남이 그곳이었다.

왜일까? 베트남은 15일까지 무비자이고, 그 후 3개월까지는 관광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더욱이 물 한 병도 210원이고 국수 한 그릇은 1000원이라고 한다. 고급식당 한끼 식사비도 3000원 정도 하고. 노후에 한달살기로 그곳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듯 싶다.

그렇다면 유럽은 어떨까? 이 책의 저자는 평균 70만 원대의 항공료를 생각한다면 유럽에서 한달살기가 무척이나 망설여진다고 한다. 하지만 유럽 곳곳의 국경을 넘나드는 자유를 만끽하고자 한다면 기꺼이 시도해 보라고 추천한다.

그럼 아이들의 아빠도 함께 떠나는 걸까? 이 책을 보면, 아이들의 아빠는 주말에 오거나 출발할 때 또 돌아올 때 함께 한다고 한다. 그 때문에 아이들 학원은 한달살기 하는 동안에는 쉰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과감하게 떠날 수 있으랴?

여행 말고 한달살기 - 나의 첫 한달살기 가이드북

김은덕, 백종민 (지은이),
어떤책, 2020


한 달 살기 - 내 삶을 바꾸는 조금 긴 쉼표,

류현미 (지은이),
자유문고, 2020


#김은덕·백종민 부부의 '여행 말고 한달 살 #류현미의 '한달살기' #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터키 이스탄불 스페 #여름에는 일본 삿포로 스페인 빌바오 인도네 #겨울철에는 대만 타이난 태국 치앙마이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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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기억력보다 흐릿한 잉크가 오래 남는 법이죠. 일상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려고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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