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독선' 프레임 탈피? 민주당 "7개 상임위 야당에 돌려줄 것"

당내 찬반 "프레임에 말려선 안돼"-"더 개혁해야"... 국민의힘 즉각 거절 "협상의 ABC도 모르나"

등록 2021.06.18 10:57수정 2021.06.18 11:38
3
원고료로 응원
a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기사 보강: 18일 오후 11시 30분]

지난해 총선 압승 뒤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독점 체제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를 제외한 7개 상임위를 야당에게 내주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4.7 재보선 참패 후 "'180석 의회 독점' 프레임이 부담스럽다"(민주당 의원)는 분석이 나온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최근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 등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긴 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미래를 향한 본격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민주당부터 결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1대 국회 개원 당시 원구성 협상 결렬로 빚어진 국회의 비정상 상황부터 바로잡겠다"라며 "전임자인 김태년 전 원내대표가 합의한 정무위·국토위·교육위·문체위·환노위·농해수위·예결위 상임위원장 자리를 돌려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개원 협상 당시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이뤘던 '가합의'를 되살리자고 제안한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전임)원내대표가 가합의까지 이뤘던 사항은, 다수당이 의장을 맡고 여당이 법사위, 야당이 예결위를 맡으며 의석비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눈다는 것이었다"라며 "그 마지막 가합의를 (국민의힘이) 뒤집어엎고 국회를 비정상으로 만들게 됐는데, 이제 정상으로 되돌리자"고 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법사위원장 자리는 내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대신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한을 폐지하는 방향을 시사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측에서 지난 1년 동안 생떼를 쓰며 '장물'을 운운한 법사위원장만큼은, 흥정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법사위원장 선출 즉시 법사위가 타상임위에 군림해왔던 법사위 상원 기능 폐지에 즉각 착수하겠다"라며 "앞으로 동물·식물국회 악습이 사라지도록, 어느 당이 여당이 되든지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야당이 예결위원장을 맡는 관행을 만들어가겠단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한편,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상임위 재분배 문제에 대해 완강하게 반대 입장을 취했던 윤호중 원내대표가 이날 이같이 제안한 것은 '전격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도 아직 찬반 논란이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에 맡기며 민주당에게 '오만과 독선' 프레임을 씌웠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우리(민주당이)가 말렸다'는 분석이 4.7 재보선 패배 이후 나왔다"라고 설명하며 상임위 재분배에 찬성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국민이) 180여석을 줬는데도 개혁을 제대로 못한 걸 반성해야지, 부담스럽다고 상임위를 (야당에) 다시 돌려주는 게 맞냐"라며 여전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단칼 거절' 국민의힘 "원래 야당 몫인 법사위원장부터 정상화해야"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정상화가 바로 국회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의 제안을 즉각 거절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단 한 번도 법사위원장직을 흥정의 대상이라고 말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다"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상임위 배분은 국회의 확립된 전통에 따라 하는 것이고, 특히 법사위원장은 견제와 균형을 위해 야당이 맡아온 것이 관행이었다"며 "이런 야당 몫을 여당이 빼앗은 것이니 이를 정상화하기 위해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에서 공개 발언의 형태로 상임위원장 재배분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한 불쾌감도 표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윤 원내대표야말로 여야 협상의 ABC조차 모르는 것 같다"면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발언하는 것이 여야 협상의 방식인가. 또한 국회 법사위원장이 어떻게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마치 상임위원장 자리를 여당이 시혜 베풀 듯 나눠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 생각부터 당장 버리기 바란다"라며 "이것이 협치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김태년 #법사위 #송영길 #윤호중 #김종인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4. 4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