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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의 권리보장, 더는 미루지 마십시오"

[현장]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등록 2021.06.28 15:03수정 2021.06.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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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극단 부조리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28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광주시립극단 대책위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28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의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했다.

대책위 측은 "21대 국회의 문화예술계 1호 법안인 예술인권리보장법이 2020년 발의되었지만 소위원회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또 다시 누군가의 죽음이 전제되어야만 국회는 움직일 것인가"라고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광주시립극단의 갑질, 성희롱 문제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아시아문화전당의 사전검열 사건, 문화예술계 미투(Me too) 등 예술인들의 권리 침해 사건이 만연하다"며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예술인권리보장법"이라고 강조했다.

'품격있는 문화도시' 광주 "품격은 없었다"

지난 2016년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미투 운동'을 계기로 예술인들이 직접 참여하여 발의한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인들의 표현의 자유, 직업적 권리의 보장, 성희롱, 성폭력 없는 안전한 창작 환경 조성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헌법 제22조에는 대한민국 예술가의 권리는 법률로써 보호한다는 문구가 있다.

그러나 예술인권리보장은 지난 20대 국회 당시 회기 내에 법안이 처리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이후 2020년 6월 21대 국회에서 재발의되었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문체위 소위원회 심사를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예술대학 재학생 김진우씨는 "예술인을 꿈꾸는 학생으로서 힘들거나 부당한 일들을 종종 주변에 토로해왔다. 많이 들어야 했던 말이 '너는 그래도 네가 좋아하는거 하잖아'였다. 이런 말들을 들으며 당연히 문제삼아야 하는 일들에도 무덤덤해졌다"며 "예술인 또한 노동자라는 인식이 사회전반에 정착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스스로를 예비예술인과 전문직업예술인 경계의 학생으로 소개한 신현준씨는 "광주는 '품격있는 문화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도시이지만 광주 시립극단의 직장 내 갑질, 아시아문화원의 작가 및 작품에 대한 검열 사건에서는 품격을 찾을 수 없었다"며 "특히 문화예술 생태계를 만드는 예술 노동자들의 의견이 전혀 행정 영역에 수렴되지 않고 있다. 광주시의 행정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광주 광산구와 아시아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5·18 특별전'에 출품된 하성흡 작가 작품의 일부 문구를 문화원 측이 자의적으로 삭제하여 논란이 됐다. 논란이 불거지자 문화원 측은 "담당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신현준씨는 "지난 6월 한달간 5·18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대책위의 1인시위에 함께하면서 예비예술인과 직업예술인들을 사회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담긴 예술인권리보장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품격있는 문화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광주시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협조해줄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광주시립극단 부조리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한 달간 매일 예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한 1인시위를 진행했다. 매일 1인시위에 참여한 장도국씨는 "좋아하는 책과 영화 그리고 음악 한 곡 쯤은 있지 않으시냐"며 "누군가의 가족이자 형제, 동료, 이웃, 친구인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호소했다. (관련 기사 : "연극계 폐쇄적" 광주시립극단 갑질 피해자가 직접 나선 이유 http://omn.kr/1r41r)

대책위 측은 오는 7월 8일 광주시의회 김나윤 의원과 함께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인들의 권리, 지위 보장을 위한 제도 및 정책 마련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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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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