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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을 최종 후보로 본다... 윤석열, 날치기 공부로 되겠나"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① "나는 좌우 넘나드는 사람"

등록 2021.07.22 12:41수정 2021.07.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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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독설의 저격수'.

국민의힘 대권주자 홍준표 의원에게 따라붙는 이미지다. 틀렸다고 판단되면 당 안팎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는 말폭탄을 쏟아냈다. 본인 스스로 전투적 이미지를 적극 구축하기도 했다. 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이끌 때 '지방선거를 위한 승리복'이라면서 가죽점퍼를 종종 챙겨 입던 것이 대표적이다.

그랬던 그가 20일 오후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변신을 예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지난 대선 땐 "당 소멸을 막기 위해 보수·우파 지지 세력을 끌어모아야 했기 때문에 이념공세도 하고 했던 것"이라면서 자신은 지난 26년간 정치역정 속에서 "좌우를 넘나들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복당 문제 등을 놓고 자신과 대립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잠재적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이렇게 당의 틀을 바꿔놓은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검찰 사무는 대통령 업무의 1%도 안 된다, 검찰 사무만 한 분이 날치기로 공부해서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겠나"면서도 최종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만 밝혔다.

홍 의원은 다만, "성형수술 한다고 이미지 변신하는 게 아니다"며 자신의 화법 등을 바꾸겠단 뜻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군사정권에 의해 '빨갱이'로 매도 당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7년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연합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집권에 성공했던 것을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론 "국민들은, 그 사람의 이미지를 중화시켜주는 인물과 함께 할 때 안도감을 갖는다"면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런 방향으로 정책적 접근도 하고 인재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당 지지층이 대부분 윤석열 전 총장에게 가 있지만, 거기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 본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홍 의원은 "지금은 외연을 확장하고 반대진영으로부터 비호감도를 낮추는 데에 더 주력할 때"라며 "당 대선후보가 정상적으로 선출되면, 우리 지지층은 당 밖의 사람을 지지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여당 대권주자 중 가장 앞선 지지율을 보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도 "제일 쉬운 상대"라며 "대통령을 하기엔 너무 막 살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히려 이낙연 후보 쪽을 (민주당의 최종 후보라고) 보고 있다"라며 "대통령 될 자격이 있다"고 추켜세웠다.

경남 창녕 출신인 홍준표 의원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 슬롯머신 사건 수사 등을 통해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얻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신한국당에 입당, 1996년 15대 총선 때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16·17·18대 총선에선 서울 동대문을에서 내리 3선을 하면서 한나라당 원내대표·당대표를 역임했고 2012년 12월~2017년 3월까지 경남도지사를 지냈다. 2017년 19대 대선 때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섰다 패한 뒤 다시 당대표를 맡았다. 21대 총선 땐 당 공천방침에 반발, 탈당해 대구 수성을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지난 6월 복당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재명 나오면 제일 쉽다, 그는 너무 막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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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 기나긴 정치 경험으로 볼 때에, 여당의 대선 후보 경쟁은 어떻게 결정될 것 같은가.

"지금 이재명 후보가 제일 선두지만 우리로선 이재명 후보가 (대선후보로) 나오는 게 선거하기 제일 쉬울 것 같다. 오히려 이낙연 후보나 정세균 후보가 선거하기엔 제일 까다로울 거다. 민주당 권리당원이나 선거인단은 우리 당과 달리 다이나믹한 편이라서, 저는 오히려 이낙연 후보 쪽을 (최종 후보라고)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을 하기엔 너무 막 살았다. 물론 이재명 후보가 일정 수준의 팬덤은 형성하고 있지만 그 팬덤이 대통령에 당선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 이낙연·정세균 후보가 더 까다롭다는 이유는 뭔가.

"선거공학적으로 보기보다도, 그 두 분은 대통령 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다. 품성이나 지도력. 그 사이의 경력 등 여러 측면에서도 대통령 될 자격이 있다고 본다."

- 정치권 밖에 있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행정·사법부 출신 관료들이 정치권 경험 없이 대선에 직행하는 현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누구라도 출마의 자유가 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국민들의 몫이다."
 
- 권력기관의 장이 더 큰 권력을 향해 직행하는데, 균형과 견제의 원리가 지켜지지 않는 게 아닌가.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검찰 사무는 대통령 업무의 1%도 안 된다. 검찰 사무만 하신 분이 날치기로 공부해서 대통령직 수행이 가능하겠나. 시간이 지나면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하겠지. 그 정도로 하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분을 잘 모른다. 모르기 때문에 이야기하기 어렵다."

- <오마이뉴스> 정기 여론조사 중 지난 7월 12~13일 조사한 보수 야권 후보 적합도 결과 홍 의원이 15.3%로 2위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보면 8.8%로 더 작아진다.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우선, 복당한 지 얼마 안 됐잖나. 어차피 당 지지층은 경선 통해 선출된 후보에게 100% 오게 돼 있다. 당 지지층이 지금 대부분 (당 밖의) 윤 전 총장한테 가 있는데 지금 우리가 거기 집착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외연을 확장하고 반대 진영으로부터 비호감도를 낮추는 데 더 주력할 때다. 그리고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 지지층에서 선택의 기준을 달리 볼 수 있다. 그래서 그건 그때 가서 할 얘기다. 지금은 우리 지지층 외 반대층·중도층의 지지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잖나. (웃음)"

"1년 관리한 김종인에 고맙다, 훈수 정치도 대단한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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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 윤 전 총장이 입당 않고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방식을 택할 땐 어떤가. 국민의힘 지지층이 윤 전 총장 쪽으로 쏠려 있다면,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우리 당 후보가 정상적으로 선출됐는데, 우리 지지층이 당 밖의 사람을 지지할 수 있겠나. 그때 되면 (지금과) 상황이 180도 다를 거다."

-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러 대선주자들에 대해 이른바 '훈수'를 두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비중 있게 받아들이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그 분이 당의 직책도 없고 딱히 할 일이 뭐가 있나. 훈수 정치하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다. 아무나 훈수한다고 기사화 되나. 김 전 위원장이니깐 기사화되는 거다. 그 분 역량이 대단한 거다."

- 김종인 전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잘 꾸렸다고 보나.

"1년 동안 관리해준 건, 잘했다 잘못했다를 떠나서 고맙지. (나를) 복당 안 시켜주더라도 이렇게 당의 틀을 바꿔놓은 것만 해도 고맙다. (김 전 위원장) 퇴임 뒤, 광화문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15분 간 서로 덕담 나눴다."

- 15분이라면 짧은 시간인데.

"할 말은 다 했다. 따로 (내용을) 물어볼 것도 없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요새 내 비난을 않을 거다. 아예 언급을 안 할 걸? 나도 그 분을 퇴임 후에 한 번도 비난한 적 없다. 당에 있을 땐 노선이 다르니깐 충돌했지만 위원장 그만둔 뒤엔 싸울 일이 없다."

대선 앞두고 DJ 공부... "안도감 주는 이미지·정책 만들 것"

- 홍준표 하면, 저격수, 가차 없는 독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시절 형성된 태극기부대 이미지, 이념공세 등이 떠오른다. 자연히 '홍준표 대통령'을 가정하면 화합이나 통합과는 거리가 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푸근한 이미지로 변화를 꾀할 생각은 없나.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맨날 붉은색 넥타이만 매다가 바꿔보는 것도, 고집스럽게 보인다고 해서 그렇다. 저는 정치하면서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공부 많이 하고 있다. DJ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평생을 '레드컴플렉스' 속에서 살았던 사람이다. 무려 40년간 'DJ는 빨갱이'라고 매도당했다. 그랬던 DJ가 그 이미지를 벗으려고 JP(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손을 잡는다. DJP 연합.

그것처럼 이미지는 성형수술한다고 변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 이미지를 중화시켜주는 인물과 함께할 때 국민들은 안도감을 갖는다. 결국 우리 당도 그런 안도감을 주는 인물과 함께할 때 '정권 맡겨주면 안정적으로 나라를 이끌겠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깐 나도 그런 방향으로 이미지 메이킹도 하고 그런 방향으로 정책적 접근도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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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인근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 본인의 이미지를 중화시킬 인재를 영입할 계획인가.

"그렇다. 실제로 좌파진영이나 반대진영에도 친한 사람이 많다. <오마이뉴스>에도 친한 사람이 많고. (웃음) 김어준, 주진우, 손석희, 유시민 다 (저와) 친한 사람들이야. 최근 진중권 교수랑 2시간 넘게 유튜브에서 토론을 하기도 했다. 난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반대 진영 사람이라고 배척하지 않는다."

- 지난 대선 땐 그러지 않았다.

"그땐 대통령 되려고 나간 게 아니다. (박근혜 탄핵 후) 당 지지율이 4%. 당이 소멸할 지경이었다. 당의 소멸을 방지하기 위해선 보수·우파 지지세력을 끌어모아야 했다. 토론이나 연설도 그런 방향일 수밖에 없었고. 최소한 당이 회생할 기반을 마련해야 하니 토론 나가서 이념 공세도 하고 그랬다. 그렇게 지지층을 끌어모아서 24% 득표한 거다. 내년 대선 땐 지난번처럼 하지 않을 거다."

- 지난 대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는 뜻인가?

"아니. 나는 좌우를 넘나들던 사람이다.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정책도 전형적인 좌파정책이다. (원정출산 방지를 위한) 국적법도 내가 통과시켰는데 전형적인 좌파정책이다. 2010년 정무위 활동 땐 대기업의 기술침탈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법도 청와대에서 극구 반대했지만 내가 법안 제출해서 통과시켰다.

나는 우파정책만 고집하지 않는다.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면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26년 정치하는 동안 일관되게 해 왔던 건데, 우파정당에 있고 탄핵 대선 때 고군분투하다 보니 (나의) 우파 이미지가 심화돼 버린 거다. 내가 정치하면서 추구하는 노선은 '국익우선·실용주의'다.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좌파정책도 도입하고 우파정책도 도입한다. 실제로 그리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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