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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세월호 지우기 중단하라"... 서울시 "오늘 기억공간 철거"

[현장] 세월호 유족 등 23일부터 농성 대치... 보수성향 유튜버들 몰려와

등록 2021.07.26 12:35수정 2021.07.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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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시민들이 기억관 철거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반대하는 유족들과 시민들의 농성이 지난 23일부터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서울시가 다시 한 번 기억공간 철거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한 서울시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세월호 유가족에게 이해를 구하고 설득의 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이게 어려우면 오늘 철거를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시 20분께 이미 한차례 기억공간을 방문해 세월호 유족들에게 기억공간 철거와 관련된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

세월호 유가족 및 4.16연대 등 단체는 기억공간 철거를 거부하고 '협의체 구성을 통해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이전설치나 공사 후 재설치' 등을 요구하며 지난 23일 오후부터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5일 서울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25일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지난 23일 오후 기억공간을 직접 찾아 물품 정리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대치 상황은 23일 오후부터 26일 정오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후부터 대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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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월호 기억공간’ 입구에서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오른쪽)이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에게 철거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 유성호


서울시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지상 구조물 없는 열린 광장 형태로 조성계획된 것은 전임시장 당시 확정되어 있던 사안이며, 서울시에서  일관되게 유가족들에게 안내한 사항"이라면서 "세월호 기억공간 역시 다른 장소로의 이전 설치나,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 후 추가 설치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광화문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된다고 해도 세월호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은 결코 잊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세월호 기억공간 현장에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요구하는 보수성향 유튜버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확성기를 이용해 농성 중인 유족과 시민들을 향해 "여기가 모텔이냐"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거를 밀어붙이라"라고 요구했다. 경찰의 제지로 기억공간 주변으로 들어오려는 이들의 움직임은 봉쇄됐다.

이날 현장에는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피켓을 들고 광화문 일대 땡볕 아래 섰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세월호 기억공간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과 시민들의 기억공간이다.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는 세월호 지우기와 세월호 기억관 철거를 중단하라"는 내용이 적혔다.

그러나 보수유튜버들은 이들 주변을 배회하며 "코로나 확산시키지 말고 너희들 동네로 꺼져라"라는 등 조롱섞인 말을 쏟아냈다. 

한편 지난 21일 더불어민주당 회의에서 송영길 대표는 "기억공간은 촛불혁명의 상징적 기억공간으로서 남아야 한다"면서 기억공간 존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송 대표는 26일 오후 2시께 기억공간을 방문해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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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예고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보수 유튜버와 세월호 단체 관계자와의 언쟁이 벌어지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 유성호

 
#민주당 #기억공간 #세월호 #오세훈 #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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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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