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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은퇴 후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우는 일상

김다현 지음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를 읽고

등록 2021.08.12 09:04수정 2021.08.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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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 몇 년부터 관심이 가던 부류였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크릿>에서 말한 것처럼 끌어당기는 힘이 작용한 건지 어느새 내 손에는 이 책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가 쥐어져 있었다.
 

'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책 표지 ⓒ 한겨레출판

 
아마 시크릿의 힘이 더 강력히 작용하면 나도 이 책의 저자처럼 5년 뒤에는 은퇴하고 파이어족이 돼 있으려나? 공교롭게도 저자가 은퇴를 결심한 시기와 이 책을 읽은 지금의 내 나이가 같다.     

파이어 'Fire'는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 글자를 딴 말이라고 한다. 재정적으로 독립해서 이른 은퇴를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사오정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있듯이 40대나 50대에 은퇴하는 것을 모두가 두려워하는데 이 책의 부부는 어떻게 해서 40대에 은퇴하게 됐는지 참 궁금했다.


재정적 기반은 어떻게 마련한 건지? 대책과 계획은 있는 건지? 혹시 무계획 무대책은 아닐지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책을 읽어나갔다. 다행히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스치게 된다. 이 책의 저자 김다현씨의 언니가 동생을 따라 은퇴를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이 책은 꽤 설득력 있게 알찬 내용으로 40대의 은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 이런 대목이 있다.
    
직장인은 영혼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직장 생활을 유지한다는 것은 수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나 역시 그런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의문이 들었다. 경제적 여유를 위해 삶의 여유를 포기하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하고. 우리는 오랜 고민 끝에 삶의 여유를 '선택'했을 뿐이다. - 본문 46쪽     

지금 직장생활에 만족하지만 2% 부족한 감을 느낀다. 한때 퇴사 열풍이 불었고 우리나라 직장인의 목표 1위가 이직이었다는 어느 통계 결과가 증명하듯 샐러리맨으로 산다는 게 마냥 녹록지만은 않다. 이런 배경이 있었기에 나 또한 이 책에 더 호기심이 갔나 보다.     

김영하 작가의 테드 강연을 봤는데 우리 모두 예술가의 본능을 일깨우자는 주제였다. 이 책의 저자도 김영하 작가의 말을 빌려 예술가로 살아가는 일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김영하 작가의 말처럼 내 안에 숨어 있는 어린 예술가가 아직 살아 있을지 찾아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그 과정만으로도 은퇴 후의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테니까. - 본문 81쪽     

은퇴를 한다는 것이 꼭 직업을 버린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나운서들이 프리선언 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듯이 각자의 직장이나 회사에서 고군분투하던 사람들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업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기존 직업을 융합한 새로운 직업의 창출인 '창직'이란 개념도 있듯이 말이다.
    
이른 은퇴란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는 일이다. 내 불안은 '은퇴 자금'보다는 앞으로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상대적 상황'때문일지도 모른다. - 본문 61쪽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어쩌면 남과 다른 길로 가는 데서 오는 불안함, 조바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면 일 년 365일의 일상을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들로만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7장 마지막 챕터 '하고 싶은 일들로 하루를 가득 채웠다'처럼 말이다.

이 책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부터 준비 과정, 금융 정보, 은퇴 연습, 은퇴 후 생활까지의 이야기를 시간의 흐름 순으로 전개하며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파이어족이든 아니든 간에 한 번쯤 분주한 직장생활을 돌아보며 인생 2막을 세우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듯하다.

저자가 새롭게 쌓은 생활방식처럼 돈을 들이기보다 시간을 들이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삶도 꽤 괜찮을 것 같다. 혹시 이런 삶에 호기심이 간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덧붙이는 글 브런치 https://brunch.co.kr/@lizzie0220/216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은퇴 #파이어족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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