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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조민씨 의전원 입학취소"... 조국 "고통스럽다"

공정위 보고서 의견 달랐지만, 정경심 교수 2심 결과 토대로 결론

등록 2021.08.24 14:20수정 2021.08.2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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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원 부산대 부총장이 24일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교수의 딸인 조민씨에 대한 입학 취소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 김보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인 조민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논란에 대한 부산대의 결론은 '입학 취소'였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온 부산대는 2심 결과와 부산대입학전형공정관리위원회(아래 공정위)의 논의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러나 입학과정에서 조씨 측이 낸 서류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입학 당시 서류 기재 사항이 사실과 달라 불합격 처리를 했다는 것이다.

2심 결과 2주일 만에 부산대 "조민 입학취소"

24일 오후 1시 30분 대학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부산대는 공정위의 조사와 입학 취소 여부에 대한 학교 측의 최종적인 입장을 공개했다. 카메라 앞에 선 박홍원 부산대 교육부총장은 "공정위의 자체조사 결과서, 정 교수의 항소심 판결, 소관 부서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2015년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박 부총장은 취소 근거로 "당시 신입생 모집요강 중 지원자 유의사항에 제출서류의 기재사항이 사실과 다른 경우 불합격 처리를 하게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초까지 부산대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정경심 교수의 '입학비리 혐의'에 대한 법원 판결이 확정된 후에야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도 지난해 국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3월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법원 판결과 별도로 입시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조처를 언급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부산대는 4월부터 공정위를 가동하고,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입학서류와 당시 전형위원을 상대로 확인에 나섰고, 당사자인 조씨의 해명을 서면으로 받았다. 지난 11일 항소심 판결에서도 정 교수에 징역 4년 유죄를 선고하자 부산대 공정위는 1주일 뒤인 18일 마지막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2심 법원은 사모펀드 투자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일부를 무죄로 봤지만, 입시비리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했다. 1심과 마찬가지로 조씨가 대입에 활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보조연구원 인턴' 등을 허위로 규정했다. 지난 2015년 부산대 의전원 수시 모집에 합격한 조씨는 입학원서에 관련 경력을 적어 냈다.

하지만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측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바로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검찰도 같이 상고하면서 여전히 법적 다툼의 시간이 남았지만, 부산대는 항소심을 토대로 결정에 들어갔다.

대학 측의 발표가 가시화하자 국민의힘은 계속 "즉각 입학 취소"를 압박했다. 국회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관련 성명을 냈고, 상근부대변인은 조 전 장관을 향해 "입시비리 시인과 사죄"를 주장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러나 부산대 공정위의 의견은 "동양대 표창장과 입학서류 기재 경력이 주요 합격 요인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라는 것이었다. '입학취소'나 '입학유지'라는 결론을 모두 도출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박 부총장은 "제출서류가 합격에 미친 영향력 여부는 입학 취소 판단에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학교 측이 대법원 판결 이전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그는 "항소심 판결을 근거로 행정처분을 하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 존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은 학사행정상 절차 중 예정처분 결정이다. 즉, 후속 절차가 남았다는 의미다. 박 부총장은 "청원 절차를 거쳐야 확정이 되고, 통상 2~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라고 말했다.

조국 "아비로서 고통스러워, 충실히 소명"

입학취소에 대해 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비로서 고통스럽다. 최종결정이 내려지기 전 예정된 청문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한편, 부산대뿐만 아닌 고려대 대응도 예상돼 파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해 2014년 졸업했다. 그리고 이듬해 부산대 의전원 수시모집에 응시했다. 최근 보수언론은 '고려대가 입학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라는 내용으로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이번 재판의 공소장에 고려대 입학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소제기가 없었으니 판결문 내용에도 판결할 것이 없다"라며 "이게 사실인데 마치 뭐가 있는 것처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민 #정경심 #부산대 #입학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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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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