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교류 문화 공동체로서 새로운 노조상 필요"

소통과혁신연구소 9월 세미나 열려

등록 2021.09.03 17:34수정 2021.09.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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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생각과 생활과 활동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연구하는 소통과혁신연구소의 9월 월례 세미나가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3일 비대면으로 개최된 세미나의 주제는 '청년층의 삶과 생각 그리고 노동운동의 과제'로, 우리사회의 '청년문제'에 대하여 들여다봤다. 
  

월례세미나 소통과혁신연구소의 9월 월례 세미나 ⓒ 고창남

 
소통과혁신연구소 정성희 소장의 사회로 시작된 세미나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2030 세대'에 대한 발제로 이어졌다. 이날 세미나에는 회원 30여명 참석했다. 김동춘 교수는 "2030 세대 청년의 특징은 하나의 사회문화현상이자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만든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2030 세대 청년은 문화로서는 어느 정도 동질적이나 경제적 처지는 판이하게 차별적"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에 유행하는 신조어로 우리나라의 '3포세대', '5포세대', 일본의 '소확행', 중국의 '탕핑족'은 나라는 다르지만,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 공통적 특징을 '치열한 생존경쟁', '계층상승의 기회가 차단된 청년세대'라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어느정도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3포세대'는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것을 의미하고 '5포세대'는 '3포'에 더하여 '내집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한 것을 말한다. '소확행'이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약칭으로,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 A Small, Good Thing >에서 따와 만든 신조어다. 또한 중국의 '탕핑'은 바닥에 눕는다는 뜻으로, '탕핑족'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신조어가 생겨나고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발생한 배경으로, 김 교수는 '산업구조의 변화', '평생고용 시대의 종말'을 들었다. 이어 그는 "서비스 산업화 및 IT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 사회 고용이 불안정해지고, '플랫폼 사회'와 '플랫폼 노동'이 등장함에 따라 노사관계의 비가시화/개인화되었다"고 했다.

김동춘 교수는 위와 같은 현상에 따라 2030 청년세대는 정치적으로 보수화되고 개인주의적 경향을 띤다고 진단했다. 이에 반하여 5060세대는 공동체주의적이며, 정치적으로 보다 진보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에 대한 원인은 '계급적'인데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노동운동은 "이익중심의 문화를 넘어서는 '생활, 교류 문화'의 공동체로서 새로운 노동조합상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춘 교수의 발제에 이어 질의응답과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광규 전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김동춘 교수의 발제에 대부분 공감하지만 향후 노동운동의 대응방향에 대해 초점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 우리사회의 청년노동자 문제가 신자유주의 시대 노동시장의 구조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이에 대한 대응도 이에 맞추어서 대응해야 한다. 현재의 분절화된 노동운동 구조에서 '생활, 교류 문화'의 공동체로서 새로운 노동조합상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임금체계의 문제도 기업간 격차가 큰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신자유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등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 중 나이적으로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이상윤 민주노총 조직차장은 "청년의 삶의 실질적 부분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 청년은 노조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밖에서는 노조를 이기적 집단으로 매도한다. 5060세대가 청년세대와 소통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진정으로 청년의 입장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을 마무리 하면서 김동춘 교수는 "활동가들이 전국을 다니면서 청년세대와 소통해야 한다. 공동체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청년들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 기존의 노동운동 구조에서 '생활, 교류 문화'의 공동체로서 새로운 노동조합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청년들에게 보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넓게 볼 수 있는 청년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통과혁신연구소 #월례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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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철도청 및 국가철도공단, UNESCAP 등에서 약 34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시간 나는대로 제 주변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온 고창남이라 힙니다. 2022년 12월 정년퇴직후 시간이 남게 되니까 좀더 글 쓸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좀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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