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처리업체 먼지·소음 줄인다더니 사업 확장

예산군 폐기물처리업체 창고증축 논란... 주민들 반발 "안심시키려는 사탕발림"

등록 2021.09.07 10:58수정 2021.09.0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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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폐기물처리업체에 반대하는 편침막을 내걸었다. ⓒ <무한정보> 김수로


충남 예산군 고덕면 오추리 폐기물처리업체가 노후시설을 교체해 먼지·소음을 줄이겠다면서 '창고 증축'을 추진해 논란이다.

주민들은 반입폐기물을 늘려 추가적으로 생산한 제품을 보관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려는 과정에서 자신들을 안심시키려는 사탕발림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ㅎ업체는 지난 8월 19일 고덕면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행정과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추진상황과 향후계획을 설명했다. 2007년 지어진 이곳은 폐목재를 파쇄해 고형연료(우드칩)를 만드는 폐기물재활용시설로, 폐가구와 건축현장에서 나온 폐목재·임목·목재가공공장 부산물 등 하루 80톤을 처리한다. 

올해 2월 시설을 인수한 ㅎ업체는 4월 28일 기존 생산시설 규모를 3배 이상인 3500㎡로 증축하는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예산군 군계획 조례'에 따른 '개발행위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반려됐다. 

6월 2일에는 영업대상폐기물에 접착제·페인트·기름·콘크리트가 사용된 폐목재 등 4종류를 추가하고 1일 처리량을 80톤→120톤으로 증가하는 내용으로 변경허가를 신청하며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먼저 증축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신청을 취소했고, 7월 27일 연면적 1497㎡ 규모의 창고 건축허가 신청을 제출해 8월 27일 허가를 받았다.

ㅎ업체에 따르면 주민들이 피해를 겪고 있는 먼지·소음의 주원인은 생산된 고형연료(우드칩)를 보관하는 '사일로우'다. 장치구조상 우드칩을 화물차량에 실을 때마다 먼지가 날리고 시설이 노후돼 여닫을 때마다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 철거하고 실내에서 상하차작업을 하려면 창고 신축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와 더불어 △비포장바닥 콘크리트 타설 △창고·야외 비가림시설 설치 △물분사설비 구축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사업확장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폐목재를 처리해 제조하는 제품을 기존 '원료물질·직접제품'에 '고형연료'를 추가하고, 이를 위해 영업대상폐기물을 7종류에서 12종류로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그 대상엔 접착제·페인트·기름·콘크리트가 사용된 폐가구류와 폐도장목, 포장재 등을 비롯해 산업현장 실외목재구조물에서 발생하는 폐목재 등이 포함돼 있다.


주민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상장1리 도랑골마을에 사는 최아무개씨는 "수차례 민원을 넣어 방진포 설치나 침출수로 인한 오염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지만 전혀 달라지는 게 없었다. 주민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코드(폐기물종류) 추가는 왜 하냐. 이건 주변에 사는 수십가구의 생명줄이 달린 일"이라며 "도랑골은 인근 예당산단 등에서 이미 많은 환경·건강피해를 입고 있다. 암을 앓고 있거나 사망한 사람도 여럿이다. 이같은 사정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양덕 면장도 "주민들이 요구할 때 들어주고 신뢰를 쌓았어야 했다. 당장 창고를 증축하는 대신 집진시설을 보강하는 등의 조치로 민원을 해소하고 신뢰관계를 만든 뒤 2~3년 뒤에 다시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ㅎ업체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창고 건축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폐기물종류 변경허가 등은 주민들과 협의한 뒤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폐기물처리업체 #폐기물 환경피해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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