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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두만강 진격에 북한 동포에 성명

[김삼웅의 인물열전 / 해공 신익희 평전 50] 〈조국의 통일에 제하여 북한 1천만 동포에게 고함〉

등록 2021.09.26 17:40수정 2021.09.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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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 11. 18. 정부 요인들이 전방 낙하산부대를 방문한 가운데 신익희 국회의장이 치사를 하고 있다(왼쪽 김병로 대법원장). ⓒ NARA

 
국군과 유엔군이 1951년 여름 38선을 넘어 이북으로 진격하여 10월 13일 평양ㆍ원산을 탈환하고, 국군 일부가 26일 압록강 근처 초산까지 진격하게 되었다. 마침내 조국통일이 눈앞에 이르렀다.

신익희는 해방 후 임시정부 주류의 남북협상과 단독정부수립 반대의 주장에서 벗어나 참여론을 펴며 입법부의 수장까지 맡았다. 하지만 통일정부 수립이라는 당초의 꿈은 한 시도 잊은 적이 없었다. 

6ㆍ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공산주의의 잔혹성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고 여우와 더불어 값진 모피를 얻을 의논이 부질없다는 이른바 '여호모피론(輿狐謀皮論)'을 되새겨야 했다. 북한군의 남침을 당하여 국토가 초토가 되고 남북 동포 수백만이 희생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국군과 유엔군이 두만강까지 진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10월 17일 국회의장 신익희의 이름으로 〈조국의 통일에 제하여 북한 1천만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랑하는 북한 동포 여러분! 꿈에도 잊지 못하는 1천만 형제 자매 여러분! 

8ㆍ15 해방 이래 다시 공비(共匪)의 학정에 묶여 길고 긴 6년 동안 얼마나 고생하셨습니까? 죄 없이 죽고, 까닭없이 재산이 몰수되어 부자 형제가 유리했으며, 남은 사람도 심야에 문을 두드리는 적마(赤魔)에게 어느 때 붙들려 갈는지 모르는 글자 그대로 생지옥이었습니다. 

다행히 천운이 다시 돌아 공비의 불법 남침과 무차별 살육은 우리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의 분노를 사게 되어, 우리 충용한 국군은 정의의 사도 유엔군과 함께 오래 뿌리박고 있는 공비를 소탕하고, 공비에게 강점되었던 실지를 회복하게 되니, 여러분은 오래간만에 다시 천일(天日)을 보게 되고, 그 무서운 학정에서 해방돼 자유와 평등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기쁨에 춤추는 동시에 오래간만에 태극기를 꽂게 된 이 강산의 일초일목(一草一木)조차 기뻐 뛰는 듯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자유를 사는 값은 언제나 피인 사실을 생각하십시오! 최후 발악하는 공비를 완전히 소탕하여 산곡과 음지에 숨어 있는 잔적을 전멸시키는 데도 여러분 북한 동포의 절대한 노력이 있어야 하고, 6년 동안 공비의 학정으로 황폐한 전야(田野)와 공장을 재건하는 데에도 여러분의 절대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모든 당면의 건설과 함께 진정한 민주주의의 나라로서 "여러사람의 일은 여러 사람의 뜻대로 한다"는 원칙 아래 만인이 다 같이 각 개인의 자유와 평등을 누리게 되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여 안심하고 살게 되자면 전 국민의 총 집중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 실지회복에 의한 국토 재건에는 국제적으로 우방의 원조와 국내적으로 시책도 있을 것이나, 무엇보다도 먼저 그 땅 그 향토의 주인인 여러분의 자유 조국 건설을 위한 분발ㆍ궐기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비상(非常)한 때에는 비상한 결의와 비상한 노력, 비상한 희생이 요청됩니다.

3천만 온 겨레를 위하여, 자손만대의 행복을 위하여 혼신의 노력과 거룩한 피를 바칠 때는 먼 내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오늘입니다. 

정의의 보우(保佑) 아래 자유를 위한 싸움의 전열에 함께 서서 힘차게 나가기를 맹세하고 또한 약속하며, 동포 여러분의 건강과 분투를 비는 바입니다.(『해공 신익희선생 연설집』)  
덧붙이는 글 [김삼웅의 인물열전 / 해공 신익희 평전] 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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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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