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4일 교육부(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위원장 박형주), 국가교육회의(의장 김진경),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최교진)와 함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을 발표하였다.
현장교사로서 등교와 비대면이 수시로 바뀌는 팬데믹 상황에서 학생과 교사들에게 뭔가 숨통을 터줄 것 같은 기대감으로 교육과정 개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에 실망감이 들었다. 수업시수 중심으로 개정시안의 문제점을 알리고자 한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코로나로 온 국민이 팬데믹을 겪고 있다. 팬데믹 이후의 교육과정은 팬데믹이 또 다시 왔을 때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대선에서는 주 4일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1~2학년, 2025년 초등3~4학년과 중고등학교1학년, 2026년 초등5~6학년과 중고등학교 2학년, 2027년 중고등학교 3학년에 적용된다. 2027년은 새로운 정부 마지막 해이다. 그렇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에 대한 대비가 가능해야 한다.
현재 수업일수는 재난이나 위기사태 때 감축이 법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최소수업시수는 감축이 불가능하다. (관련기사 : 개학 연기 초유의 사태, 최소수업시수 이수할 수 있을까)
팬데믹을 경험한 교육부는 늘 하는 틀을 전혀 벗어나지 않았다. 유연하지도 창의적이지도 않은 교육과정을 발표한 것이다. 팬데믹이나 재난상황에서 2022 개정교육과정은 대처가 불가능하게 시수가 많다. 아래 표는 7차 개정교육과정부터 현재까지 시수를 정리한 것이다.
▲ 7차 개정부터 2022 개정 교육과정까지 수업 시수의 변천사 ⓒ 홍순희
위의 표에서 보는것처럼 7차 교육과정으로 주6일제로 220일 수업일수일 때 기준시수에서 2007개정은 수업일수를 205일로 축소하고 수업시수도 3~6학년은 수업시수를 줄였다. 2009개정 교육과정은 주 5일제을 선택할 경우 190일에 수업시수가 다시 늘어났다. 2015개정에는 안전교과 신설로 1~2학년에 64차시 증가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수는 7차 교육과정에서 실시하던 주 6일제 220일 등교를 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업시수보다 많거나 동일하다. 즉, 주 5일제를 하면서 190일 동안 최소시수를 감당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기준 주수 34주 보다 더 긴 38주 동안 여유 없이 수업을 해야 한다.
▲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초등 시수 ⓒ 홍순희
교육부는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교육 혁신이 필요하여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이 특징인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과 변화대응력 등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 구축을 개정의 배경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코로나19로 등교와 비대면을 반복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의 학습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2020~2021년 경험을 통해 이미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주 5일제, 팬데믹 상황을 고려한 과감한 교육과정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교과의무이수 16주와 학교별 자율운영 1주로 하여 학습량을 줄이겠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도달해야 할 전체 시수는 전혀 감축하지 않았다. 학습량이 줄어든 것을 수업시수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수업시수는 20여 년 전 주 6일제 시수와 동일하다.
코로나 시대에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늘이고 제대로 발달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총론에서 수업시수 개정을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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