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좌초 기로에 선 비슬산 케이블카... "생태무지 탐욕"

[주장] 대구 달성군, 환경영향평가 반려 통보 받아들이고 복원과 보존운동 나서야

등록 2021.12.29 08:52수정 2021.12.29 08:52
0
원고료로 응원

비슬산 정상부 30만 평에 달하는 고위평탄면에 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할 때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 대구시


지난 27일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환경부 대구지방환경청의 최종 결정이 나왔다. 최종 결과는 비슬산 참꽃 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반려 통보다. 이로써 대구 달성군이 추진하려던 비슬산 케이블카 사업은 좌초될 기로에 섰다. 

이는 당연한 결정이다. 애초부터 달성군의 케이블카 계획은 무리였다. 비슬산은 산 전체가 천연기념물 암괴류(돌강)로 뒤덮여 있는 산으로서 지질학적 학술적 가치가 대단히 높은 산이다.

정상부에 넓게 펼쳐진 약 30만 평에 달하는 고위평탄면과 바위산 토르, 칼바위 애추, 돌강 암괴류 등의 지형적 요소로 경관적 가치 또한 대단히 높은 산이다. 그런데도 대구 달성군은 케이블카 상부 정류장으로 대견봉이라는 경관 핵심지역을 고집했다. 참꽃군락지를 맘껏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방환경청도 환경영향평가 반려 사유로 "케이블카 상부정류장 부지는 자연공원, 생태자연도상 별도관리지역, 대규모 참꽃 군락지 등 우수한 자연환경 자산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요 봉우리 및 기존 탐방로와 연계되지 않는 위치로의 변경을 보완 요청하였으나 반영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비슬산은 생태적으로도 산양을 비롯한 담비, 수달, 황조롱이, 새홀리기, 새매, 새뿔투구꽃 등 법정보호종들의 터전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산이다. 이런 비슬산에 케이블카를 계획한다는 것 자체가 달성군의 욕심이었다. 게다가 비슬산은 정상부까지 이미 이동할 수단이 잘 마련되어 있다. 임도가 정상부까지 닦여 있고 거기에 전기차와 투어버스가 관광객들을 매시간 실어 나르고 있다.

"이렇게 정상부까지 차로 이동할 수단마저 잘 구비되어 있는데 케이블카까지 건설한다는 것은 욕심을 넘어 달성군수의 생태무지의 탐욕이다"란 환경단체의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제는 비슬산 복원과 보존운동에 나서야 할 때 
 

대구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비슬산 케이블카 반대 서명전을 펼치며 비슬산의 참 가치를 알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비슬산은 그 가치에 비해 이미 너무 많은 개발이 진행되었다. 자연휴양림, 오토캠핑장, 관광호텔까지 들어섰다. 그런데도 '대구시 1호 관광지' 타이틀을 달고 아직까지 개발행위가 진행 중에 있다. 

대구 달성군은 이번 비슬산 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 반려 통보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대구지방환경청의 이번 결정은 '비슬산에 더 이상의 개발은 안된다'는 최후통첩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이제는 개발이 아니라 사계절 정밀 생태조사를 통한 비슬산의 실태 파악 그리고 자연휴식년제, 입산 통제와 같은 방식을 통한 비슬산의 복원과 보존운동에 나서야 할 때이다. 대구 달성군의 생태적 각성이 거듭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리고 차제에 "비슬산을 비슬산군립공원으로만 남겨둘 것이 아니라 '대구광역시 자연공원'으로 지정을 해서 더 이상 비슬산을 달성군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상위 기관인 대구시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자"고 대구경실련 조광현 처장은 제안한다. 그렇게 해야만 "계속되는 비슬산의 개발 압력을 막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뜻이다. 대구시의 결단 역시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렇다. 이제 비슬산을 재조명해야 한다. 단지 참꽃군락지와 대견사만의 비슬산이 아니라 천연기념물 암괴류, 바위산 토르, 칼바위 애추 그리고 30만 평에 이르는 고위평탄면과 같은 빙하기 최대의 유적 비슬산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비슬산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니만큼 이런 학술적 지질학적 가치를 통한 스토리텔링으로 비슬산의 참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려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케이블카 같은 구시대적 유물은 접고 달성군과 대구시가 비슬산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을 해줄 것을 제안해본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비슬산 #케이블카 #달성군 #암괴류 #대구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구순 넘긴 시아버지와 외식... 이게 신기한 일인가요?
  2. 2 전주국제영화제 기간 중 대전 유흥주점 간 정준호 집행위원장
  3. 3 주목할 만한 재벌 총수 발언... 윤석열 정부, 또 우스워졌다
  4. 4 '윤석열 대통령 태도가...' KBS와 MBC의 엇갈린 평가
  5. 5 청보리와 작약꽃을 한번에, 여기로 가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