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검은 호랑이의 첫 선물, 사분의자리 유성우와 수성

[미스터갈릴레이가 추천하는 오늘의 천체관측] 수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등록 2022.01.03 11:01수정 2022.01.03 14:36
1
원고료로 응원

마지막 일몰이 남긴 선물- 금성과 수성 12월 31일 일몰 후 수성이 밝은 금성과 함께 서쪽 지평선 위에 나란히 위치함으로써, 도심에서도 수성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스파트폰(S20) 야간모드로 촬영! ⓒ 김진아

 
1월 4일 새벽녘 동쪽 하늘에서 시간 당 수십 개의 별똥별이 떨어지는 사분의자리 유성우를 관측할 수 있다. 이날 초저녁 서쪽 하늘에서는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수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다.

새해 첫 선물처럼 찾아온 유성우와 수성을 보며 밤하늘을 한 번 쳐다 볼 여유가 생기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보는 것을 어떨까?

유성우란 별똥별이 비처럼 많이 쏟아진다는 뜻이고, 이날은 넓은 밤하늘 중 특별히 사분의자리 근처에서 별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분의자리 유성우라 부른다.

사분의자리 유성우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불리는 만큼 올해도 화려한 별동별 우주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8월의 선물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유성우가 있는 날은 한 장의 천체사진에 여러 개의 별똥별을 담는 행운을 만날 수 있다. ⓒ 김지훈

 
올해 사분의자리 유성우 관측 최적기는 1월 3일 밤을 넘어 1월 4일 새벽일 것으로 예상한다. 극대 시간은 4일 오전 5시 40분이고 시간당 최대 관측 가능한 유성수(ZHR)는 약 120개다.

극대 시간이 새벽이고 달도 밤새도록 없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관측 조건이 좋은 편이다.

목동자리와 용자리 사이에 위치했던 사분의자리는 별자리 이름이 사라졌지만, 예전부터 부르던 관습에 따라 이 위치에서 별똥별이 많이 떨어질 때를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부른다.

1월 4일 새벽 2시를 넘어서면서 북동쪽 지평선 위에 아주 밝은 별이 나타나는데 이 별이 목동자리의 알파성 아르크투루스이다. 이 시각 동쪽 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아르크투루스를 찾을 수 있다.


이 별에서 왼쪽(북쪽 방향)으로 약 30도쯤 떨어진 곳이 사분의자리 유성우의 복사점이다. 즉 목동자리와 용자리 사이를 쳐다보면 그곳에서 별똥별이 집중적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날 초저녁 서쪽 지평선 위에서 수성을 관측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온다. 수성은 항상 태양과 바짝 붙어서 뜨거나 지기 때문에, 일반인이 석양이나 여명의 붉은 하늘에서 수성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수성을 한 번도 보지 못한다.
 

도심의 석양에 나타난 4행성과 견우성 21년의 마지막 일몰 후 새해를 맞이한지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수성은 더 높아지고 금성은 지평선을 향해 더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이폰11 야간모드에서 삼각대 없이 3초 노출로 촬영. ⓒ 심재철

 
그런데 1월 4일은 해가 지고 석양이 끝나갈 무렵 약 6시 5분을 전후해서 지평선 바로 위에 실낱같은 초승달과 수성이 나란히 위치한다. 이 시각 서쪽 지평선 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누구나 쉽게 수성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지평선 바로 위 붉은 노을 위로 수성이 보일 때 쯤, 조금만 더 동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토성과 목성도 보인다. 더군다나 수성은 향후 일주일간 토성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두 행성이 만나는 이벤트를 펼친다.

6월에 있을 5행성 축제의 예행연습을 하는 느낌이다.

중요한 것은 초저녁 서쪽하늘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행성의 움직임을 스마트폰 하나로도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간모드가 지원되는 스마트폰이면 삼각대 없이도 천체사진을 찍을 수 있다.

초승달과 수성의 만남, 수성이 토성을 기준으로 신기하게 움직이는 과정을 기록해 보자. 스마트폰 하나로 튀코 브라헤가 기록했던 것보다 더 정밀하게 천문현상을 담을 수 있다.

천문현상을 나 스스로 기록해 봄으로써 어렵고 막연해서 멀게만 생각되었던 우주가 우리 생활 속으로 나가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초저녁 서쪽 지평선 위의 초승달과 3행성 초승달이 밝기만으로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운 행성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 2021년 1월 16일 동막 해수욕장에서 촬영 ⓒ 김지훈

 
밝기와 위치가 변하지 않는 별자리 사이에서 복잡하지만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행성의 운동을 관측하고 연구함으로써 인류는 세상의 중심을 바꿀 수 있었다. 세상의 중심이 바뀌는 과정에서 과학혁명이 시작되었고 우리가 이룬 화려한 문명 또한 앞당겨졌다.

오늘은 하루의 복잡한 세상 일을 마무리하고 초저녁엔 밤하늘을 한 번 쳐다보자. 한 팔 길이밖에 도달할 수 없는 우리를 무한의 시공이 존재하는 우주로 안내할 것이다.
#사분의자리유성우 #수성과금성 #오늘의천체관측 #4행성과견우성
댓글1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국하우톤 연구소장으로 27년째 특수윤활유를 연구하지만, 별을 좋아해서 주말을 이용해 성북작은천문대에서 일반인을 위한 천문 교육을 진행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데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 아파트형 에너지자립마을 활동과 경비원을 위한 " 에너지나눔햇빛발전소" 건설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노후 대비 취미로 시작한 모임, 이 정도로 대박일 줄이야
  2. 2 나이 들면 친구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
  3. 3 오스트리아 현지인 집에 갔는데... 엄청난 걸 봤습니다
  4. 4 일본이 한국 어린이날을 5월 5일로 바꾼 이유
  5. 5 최근 사람들이 자꾸만 신안으로 향하는 까닭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