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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에서 환경운동까지… '충남민주화운동사' 발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펴내... 충남지역 특성-전개 과정 정리

등록 2022.01.24 13:59수정 2022.01.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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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이 최근 발간한 '충남민주화운동사'(377쪽) ⓒ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충남은 농촌 지역이다. 때문에 민주화운동에서도 농촌 생활과 밀접한 농민운동 또는 관련 생활 운동이 큰 역할을 한다.

충남민주화운동의 특성과 전개 과정을 기록한 책이 2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원장 조한필)이 최근 발간한 '충남민주화운동사'(377쪽)다.

이 책은 충남민주화운동의 역사와 특징을 정리했다. 지난 2016년 '대전충남민주화운동사'(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발간)가 출간됐지만 충남에서는 대전 중심의 서술로 충남을 주변부에 놓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충남 통사에서부터 6개 부문 운동사까지 

'충남민주화운동사'는 한국의 민주화 흐름 속에서 충남의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전개됐는지를 보여준다. 1부 통사는 1950년대부터 1990년 전반기, 2부 부문 운동사는 농민, 교육, 학생, 노동, 문화예술운동, 환경 운동의 6개 부문별로 역시 1990년 전반기를 다뤘다.

1부 통사(집필자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 오제연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최병택 공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허종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를 보면 이승만 정권의 영구 집권에 반대한 충남의 진보당 활동과 4·19혁명, 박정희 정권의 한일회담 규탄, 박정희 정권의 유신반대 투쟁, 6월항쟁과 각 부문 운동의 등장을 서술했다.

2부 부문 운동사는 '농민운동'(집필자 김호진 전 전농 충남도연맹 사무국장)부터 기술했다. 해방 직후 결성된 전국농민조합총연맹에 충남의 12개 지부가 참여해 농지개혁 운동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1970년 때까지 가톨릭농민회 중심의 농민권익신장운동을 다뤘다. 1980년대부터는 대학생들의 농촌활동 지원, 전국농민운동연합결성 (1987), 전국농민회총연맹 출범(1990)과 활동, 충남 시군단위 대표적 농민운동을 서술했다.


교육 운동(임병조 천안 쌍용고 교사)은 충청교육민주화선언(1986)과 충남교사협의회 출범(1987), 이 과정에서 있었던 민중교육지 사건과 '이웃끼리' 문집사건 등을 정리했다.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남지부결성(1989) 해직 교사 복직 투쟁 과정을 담았다.

학생운동(윤세병 공주대 교양학부 교수)은 도약기(1980-1986)와 성장기(전대협 1,2기), 전환기(한총련 시기)로 나눠 기술했다. 전대협 산하 천대협 출범(1987), 충남대협으로 전환(1991), 한총련 산하 충남총련으로 개편(1992) 흐름과 사건들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환경, 농민, 학생, 교육, 문화예술 부문사에 망라된 '안면도 반핵 투쟁'

노동운동사(이용길 천안 역사문화연구회장)는 일제강점기인 1910년 설립된 '강경노동조합'부터 다루고 있다. 논산노동조합(1919), 공주노동회(1926) 결성, 천안입장노동회 창립(1924) 등 시군 노동운동사를 비롯해 충남의 부두 노동자, 광산노동자, 철도노동자 등의 저항과 투쟁사가 인상적이다. 충남노동운동사의 비중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각 산별 노조 활동에 쏠려 있다. 일례로 1988년 충남방적 예산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사는 눈물겹다. 노동자들은 당시 1일 3교대 30일 근무하며 일당 2300원을 받았는데 2달 가까운 싸움 끝에 요구를 관철했다.

문화예술운동사(송재일 공주대 국어교육과 명예교수)는 인물사로 시작된다. 한용운(홍성), 심훈(당진), 임희재(금산, 극작가), 신동엽(부여), 남정현(서산), 이문구(보령), 채광석(태안), 이응노(홍성), 김정헌(공주), 임옥상(부여), 조재훈 (서산,공주), 김성동(보령), 지요하(태안), 조동길(공주), 심규식(천안), 김흥수(아산), 강병철(공주), 이은봉(공주), 조재도(부여) 등이 그들이다. 이후 대학가 문학동아리, 충남작가회의, 충남문화예술운동협의회, 충남민족미술협회 등이 지역 문화예술운동을 주도하며 지역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충남민주화운동사에는 환경운동사(차수철 광덕산 환경교육센터장)가 수록돼 있다. 1993년 대산공단의 '나프타 누출사고', 초대형 간척지 사업인 천수만 간척지 개척사업 대응 사업, 1994년 이후 시군 환경단체 발족 과정 등을 담았다. 특히 1990년 11월 시작된 안면도 핵폐기물 처분장 조성계획'에 반대한 '안면도 반핵 투쟁사'를 빼곡히 기록했다. 안면도 반핵 투쟁은 1993년 3월까지 2년여 동안 지속했고 연인원 2만여 명이 참여했다. 안면도 반핵 투쟁은 환경 부문뿐만 아니라 농민, 학생, 교육, 문화예술 부문사에도 나란히 소개돼 있다.

주요 부문 운동사 빠진 점은 아쉬움 

충남민주화운동사는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홈페이지(www.cihc.or.kr)에서 원문을 공개하고 있어 연구자와 시민들이 쉽게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

집필자인 김한종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향후 충남민주화운동의 과제로 ▲시민참여의 양적 질적 확대 ▲구심력 복원 ▲세대교체 ▲지속가능 발전에 관한 관심 제고 등을 꼽았다.

조한필 원장은 "대전 중심으로 되어 있는 것에서 벗어나 충남 각 시·군의 민주화운동을 부문별로 세밀하게 분석한 것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학술대회 등을 통해 도민들에게 민주사회를 지켜나가는 데 참여할 수 있도록 정신 계승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충남민주화운동사의 △서술 시기를 1990년대 전반기까지로 한정한 점 △자료 부족의 한계에 따른 것이지만 일부 부문 운동사의 경우 사건 나열에 그친 점 △충남 진보정당 운동사, 지역 언론 운동사, 여성 운동사 등 주요 부문 운동사가 빠져 있는 점 등은 한계이자 아쉬움이다.
#충남민주화운동사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민주화운동사 #농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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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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