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이준석 대표 화해 이후 1월 2주차 여론조사의 응답자 수. 20대 남성은 322명이 응답했지만, 20대 여성은 104명밖에 응답하지 않았다.
리얼미터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주간 3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한다(2월 첫째주만 1500명). 응답자 비율이 남성이 6~6.5 여성은 3~3.5 정도다. 조사 방식에서 전화면접 방식과 자동응답 시스템(ARS)을 혼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비율상 ARS가 많다(최근 기준 70%). ARS 여론조사의 경우 정치에 관심이 높고 열성적인 지지자들의 의견이 더 강하게 반영된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여론과 다르다고 '정신승리'할 수는 없다. '여론조사가 여론을 만든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러한 여론조사가 계속 언론에 노출될 경우, 결국 특정 세대나 지역, 나아가 전체 판에서의 '대세론'을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종의 편승(밴드왜건)효과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러한 여론조사 효과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젠더 갈라치기'를 활용하고 있다. 여론을 만들 수 있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안티 페미니스트, 남초 커뮤니티 유저에게 '우리가 너희를 대변하겠다'는 믿음을 주면서 20대 남성, 더 나아가 20대 안에서의 대세론을 굳히는 방식이다.
일례로 윤 후보와 이 대표가 화해한 뒤의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20대 남성은 322명이 여론조사에 응답했다. 273→269→322명으로 전주에 비해 53명이나 더 많이 조사에 응했다. 11월 마지막주부터 시작한 3000여명 대상의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300명이 넘은 것이었다.
반면 1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은 고작 104명밖에 응답하지 않았다. 여성과 남성의 응답률이 무려 3배나 차이난 것이다. 이후의 양상도 다르지 않았다. 1월 3주차는 292:126, 1월 4주차 318:118, 2월 1주차 144:59명(총 1500명)이었다. 20대는 모든 세대 중 여성과 남성의 응답자 수 격차가 가장 크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전체 성비를 고려했을 때, 20대 남성은 너무 응답을 많이 하고, 20대 여성은 응답을 너무 적게 한다.
즉, 전화를 받았을 때 20대 여성이 훨씬 더 많이 끊어버린다는 것인데, 원래부터 20대 여성이 이렇게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정당지지도와 대통령 지지도 등을 물어본 2019년 11월 1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는 185:111(전체 2500명), 10월 1주차는 146:96(전체 2000명) 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성비 역시 현재 대선 여론조사들과 비슷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11월 2주차 tbs/cbs·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선 146:125(전체 2500명)이었다. 이는 당시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성비가 7:3인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심지어 12월 1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선 아예 143:148로 20대에선 여성 응답자가 더 많았다. 대통령 지지도가 20대 여성 63%, 20대 남성 29%로 나와서, '이대남' 현상의 시발점이 된 12월 2주차 YTN·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도 143:138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론조사를 통한 20대 남성의 정치적 의사 표현은 훨씬 늘어났고, 반면 20대 여성의 의사 표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20대 여성들이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명을 하지 않는 것은, 현재 자신을 대의해줄 집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믿음의 단서 : 이준석의 '세대 포위론' 균열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