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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전복 사고에 "뭘 해도 안돼"... 네거티브만 남은 선거

[주장] 고작 3주 남은 대선, 더 나은 미래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네거티브 멈춰야

등록 2022.02.16 10:12수정 2022.02.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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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유세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부산진구에서 이 후보의 선거 유세차량이 동해남부선 지하차도 천장과 부딪히며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발생한 굴다리는 높이 3m 초과차량은 진입할 수 없는 구간이다. 유세차량 운전자와 탑승자 2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2시간가량 차량 통제 끝에 사고 차량을 견인하며 상황은 정리됐다.

이처럼 해당 사고는 차량이 전복되는 큰 사고였지만 다행히도 운전자와 탑승자 모두 경상만 입은, 선거 과정에서 일어난 불상사라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단순 사고를 상대 후보를 향한 비판도 아닌 순전히 악담을 하기 위해 이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눈살이 찌푸려진다.
  
사람이 다친 사고도 정치적으로 이용해 악담, '윤쩍벌' 밀짚인형 만들어 저주
 

15일 오후 이한상 고려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 이한상 교수 페이스북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세차량이 전복된 사진을 게재하며 "탑승자 두 분이 경미한 타박상만 입어 정말 천만다행이다"라면서도 "뭘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런 거다. 저쪽은 서서히 침몰하며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일만 남았다"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14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총괄본부 소속 정책기획실장으로 임명된 바 있다.

사람이 다친 일임에도 이 교수는 "천만다행"이라고 해놓고는 곧이어 "뭘 해도 안 된다"며 불운의 사고를 정치적 맥락으로 환원했다. 그런 뒤 "저쪽은 서서히 침몰하며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일만 남았다"고 이 후보 측을 향한 조롱을 남겼다. 제아무리 상대 후보의 유세차량이고 양당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됐다고 하지만, 이 교수의 게시글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해당 게시글 직전에도 이 후보의 선거운동 현수막이 찢어지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며 "뭘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런 것"이라며 "이제 저쪽은 서서히 침몰하며 고통스럽게 마감하는 일만 남았다"고 했다. 네거티브 공방은 적어도 상대 후보의 언행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행도 아니고 단순히 현수막이 찢어진 걸로도 모자라 사람이 다친 사고를 두고도 상대 후보의 비방에 몰두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비단 이 교수뿐만 아니다. 지난 4일 민주당 선대위 더밝은미래위원회 대한민국바로세우기 상임위원장으로 임명됐었던 남아무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부터 오살(五殺) 의식을 시작하겠노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조롱할 때 쓰이는 용어인 '윤쩍벌'을 얼굴에 적은 밀짚 인형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남씨는 "며칠 전 술에 취한 상태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윤 후보에 대해 과한 저주를 퍼부었다.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며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인해 상처받은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일부 지지자들의 도를 넘은 악의적 비방... 양당 캠프가 부추기고 있어


이처럼 양당 할 것 없이 일부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에 대한 근거있는 비판이 아닌 오롯이 악의에 찬 비방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이를 막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건 다름 아닌 양당 선거캠프다.
   
민주당 선대위 사회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14일 유튜브 '재명이네슈퍼'의 '재명이넷플릭스 미니 드라마 <만희 사랑한 죄>라는 영상에 출연해 신천지 압수수색 영장 발부와 관련해 윤 후보와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 ⓒ 유튜브 재명이네슈퍼


이에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15일 "윤 후보는 강제수사가 개시될 경우 방역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입장을 반영해 영장 반려를 지시했으며 건진법사에게 이를 문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추 전 장관을 포함해 이 후보, 송영길 민주당 대표, 양부남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 등 4명을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황규환 국민의힘 대변인은 14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지난 2014년 음식점 실내에서 흡연한 사진을 공유하며 "해당 식당의 면적이 100㎡ 이상의 곳이라면 이 후보의 흡연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면서 "아무리 전과 4범의 후보라지만 이토록 법을 경시하는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 후보의 과거 흡연 사진에 대한 허위사실유포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면서 "2014년 당시는 실내흡연이 법률 위반 행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보단은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의 열차 구둣발 민폐를 감추기 위해 무려 8년 전 일을 꺼내 들며 물타기 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허위사실유포 행위에 대하여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제 선거가 고작해야 3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외교, 경제, 안보, 복지, 의료보건 등 수많은 국가대사를 둘러싼 정책 선거는 보이지 않고 별 의미없는 네거티브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선거판에 신물이 나는 국민은 비단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정말로 양당의 캠프가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한다면 지금이라도 소모적인 공세를 멈추길 바란다. 그래야만 이 교수나 남아무개씨와 같은 일부 지지층의 도를 넘는 악담도 사그라들 것이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이한상 #네거티브 #추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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