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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B' '올장학금' 원희룡의 수상한 언론학석사

국회의원 시절 다닌 대학원에서 전학기 '공로장학금' 수혜... 학위는 논문 없이 '과목추가'로 취득

등록 2022.04.28 15:27수정 2022.04.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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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통보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의 장학금 내역. 원 후보자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 다니는 5학기 동안 모두 '공로장학금'을 받았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가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 시절 다닌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모든 학기 '공로장학금'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받은 성적이 예외 없이 'B 학점'이란 점 또한 석연치 않다.

국회 국토교통위가 국토부장관 인사청문준비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원 후보자는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뉴미디어·영상 전공 과정 언론학 석사 수업 이수 시기인 2000학년도 2학기부터 2002학년도 2학기까지 공로장학금 명목으로 총 5회 장학금을 받았다.

언론인 중심 장학규정... 정치인인데 왜?

현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장학 내규에 따르면, 공로장학금 지급 규정 대상자에 정치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원 후보자는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정치인 신분이었다.

해당 장학금의 지급 대상자는 중앙언론사 기자부터 학과 홈페이지 전담 관리 재학생까지 총 6개 선정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다. 대부분 언론인 중심이고 정치인은 포함돼 있지 않다.

장학금 수혜율에 따라 분류하면 ▲중앙언론사 13년차 이상 차장급 등 (입학금 및 등록금 100%) ▲중앙언론사 편집국, 보도국 10년차 이상 등(등록금 70%) ▲중앙언론사 편집국, 보도국 7년차 기자 이상(등록금 50%) ▲총원우회장(등록금 50%) ▲총원우회 임원(총무 직급) 및 편집국 외 20년차 이상 언론사 근무(30%) ▲본교 교직원 및 이와 동등하다고 인정되는 자 등(등록금 20%~10%)이다.

해당 대학원은 공로장학금보다 좀 더 넓은 기준의 '특별장학금'도 운영한다. 그런데 이 역시 미디어 관련 직종을 중심으로 수여하는 장학금이다. 


특별장학금 규정엔 "장학금 지급 규정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대학 및 국가발전에 기여했거나 언론정보 대학원에 필요한 자원의 경우 대학원장과 언론정보 대학원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하지만 'PD, 아나운서, 잡지 관련 편집장 등'을 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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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로 출근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뿐만 아니라 해당 대학원은 장학 목적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 인정받은 우수한 언론인, 미디어와 콘텐츠 분야 전문인 중 학습적 잠재력이 우수하고 학문적 사고가 뛰어나다고 판단되며, 한국언론과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신입생 및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원 후보자는 대학원 재학 당시인 2000년부터 2002학년까지 16대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를 거쳤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통해 이 기간 원 후보자가 발의한 법안을 분석한 결과, 당시 원 후보자는 언론 및 미디어 관련 법안을 한 차례도 대표발의하지 않았다.

다만 원 후보자가 재학 중일 당시엔 지금과 동일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은 장학 내규 연혁에 대해 문의하자 "공문을 보내야 답변할 수 있다"며 자료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학위취득 시험 조건은 평균 B...공교롭게도 모든 과목 올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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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목에서 'B' 학점을 받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의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성적표.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원희룡 후보자의 성적표에도 특이한 점이 있다. 원 후보자는 논문이 필요 없는 '과목추가 이수과정'을 통해 해당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졸업 요건을 보면 과목 추가이수 과정을 통해 졸업하기 위해선 총 30학점을 취득해야 하고, 학위 취득 시험 응시 조건인 평균학점 'B' 이상을 충족해야한다.

그런데 국회 국토교통위가 한양대로부터 받은 원 후보자의 당시 석사 과정 성적표를 보면, 원 후보자는 매 학기 한 과목당 2학점 씩 총 6학점을 5학기 동안 들으면서 모든 과목에서 B 학점을 받았다. 졸업 최소 요건이 B 학점인 상황에서 A 학점이나 C 학점 같은 예외가 하나도 없다는 점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오마이뉴스>는 원 후보자 본인에게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문자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장학금을 받게 된 경위까지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도 "국회의원도 한양대 공로장학금 지급 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관계자는 원 후보자 학점 취득 경위와 출석 등에 대해 문의하자 구체적인 설명 대신 "공문을 보내야 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학원을 졸업하기 위해선 '학위논문 제출과정'이나 '과목추가 이수과정' 둘 중 하나를 거쳐야 한다. (원 후보자가) 논문을 쓰지 않았다면 후자의 경우일 것"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학위 취득 시험을 반드시 치러야 졸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석사 #언론인 #장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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