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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의 보수당 대표 경선 결선 진출을 보도하는 BBC 방송 갈무리. ⓒ BBC
곧 떠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자리를 놓고 인도계 전 재무장관과 여성 외무장관이 격돌한다.
영국 보수당은 20일(현지시각) 차기 당 대표를 뽑는 경선에서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이 137표를 얻어 1위에 올랐고, 리즈 트러스(46) 외무장관이 113표로 2위에 오르며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줄곧 2위를 달렸던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이날 105표를 받으며 3위로 밀려나 탈락했다.
출사표를 던진 8명의 후보 가운데 살아남은 수낵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은 다음 달 4일 TV 토론을 벌인다. 그리고 약 16만 명의 보수당원이 참여하는 우편투표를 통해 9월 5일 최종 승자가 결정난다. 당선자는 존슨 총리에 이어 보수당 대표 및 영국의 차기 총리에 오른다.
영국 역사상 첫 유색인종 총리 나올까
경선 내내 1위를 달리는 수낵 전 장관은 영국에서 태어난 인도계다. 만약 그가 승리하면 영국 최초의 유색인종 총리가 된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으나 부유한 환경에서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보수당의 자유주의와 우파 노선을 충실하게 따르는 인물이다.
명문 사립고와 옥스퍼드대학을 거쳐 헤지펀드 매니저로 일한 수낵 전 장관은 2015년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20년 불과 마흔의 젊은 나이에 존슨 총리로부터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결단력있게 경제 정책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거칠고 직설적인 발언을 쏟아내던 존슨 총리와 달리 세련되고 절제된 언행이 더욱 부각되면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재무장관을 지내며 '체급'을 키운 수낵 전 장관은 얼마 전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방역을 어긴 파티 게이트와 측근의 성 비위를 감춘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가장 먼저 사표를 내며 퇴진을 압박하는 정치적 쿠데타를 일으켰고, 예상대로 이번 경선에 나서며 총리직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수낵 전 장관도 방역 규정을 어겨 벌금을 부과 받았고, 인도 재벌가인 아내가 인도 시민권을 이용해 영국에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논란에 휘말렸던 것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존슨 곁 지킨 외무장관, 총리직 이어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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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 결선에 오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을 소개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트러스 장관은 지난해 9월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외무장관에 올랐다. 역시 옥스퍼드 출신의 엘리트이자 회계사로 일했던 그는 정계 입문 초기에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했으나, 노동당 텃밭에서 싸웠다는 점이 오히려 당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외무장관으로서도 재임 기간이 1년도 안 되지만 이란에 억류됐던 영국-이란 이중국적 활동가들의 석방을 이끌어냈고,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도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트러스 장관은 수낵 전 장관을 비롯한 각료들이 연이어 사임하며 존슨 총리의 퇴진을 압박할 때도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아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외교·안보의 중대한 시기에 외무장관인 내가 사임한다면 직무 유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후보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분야는 세금 정책이다. 수낵 전 장관은 코로나19 대응에 쓴 재정을 복구하려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재무장관 시절에도 건강보험과 법인세 인상을 주도했다.
반면에 트러스 장관은 세금을 올리면 경제를 망가뜨릴 것이라며 380억 파운드(약 59조 원) 규모의 감세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영국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트러스 장관은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는데도 세금을 줄이겠다고 한다"라며 "그의 말과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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