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책읽기의 출발점이다

등록 2022.07.27 17:59수정 2022.07.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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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학교도서관이 가장 북적이는 시간이다. 도서관 문을 열면 어제의 열기가 가득 풍긴다. 책을 읽는 아이보다 대출하는 아이가 많다 보니 긴 줄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이들이 북적대는 공간마다 생각의 숲은 깊어지고 쌓여가는 것 같다. 아이와 나 사이, 나와 너 사이, 부모와 우리 사이 이 모든 것들이 모여 아이는 직간접적으로 행동하고 생각을 표현한다.


학교도서관에서 몇몇의 아이들을 지켜보면 책을 읽는 아이와 책을 읽지 않는 아이의 구별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그것만이 다는 아닐 것이다. 학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세계에 가까이 가봐야 한다. 나누는 이야기의 시간이 길수록 많은 것들을 공유하고 소통을 나눌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서는 대출할 때와 책모임, 중간중간 책 처방과 책 추천의 시간들이 좋은 영양제 같은 역할을 한다. 이 중요한 시간들을 통해 아이의 세계에 진입한다. 아이의 성향과 성격, 좋아하는 것들, 고민을 알아가면서 책과 이어가는 연결고리가 만들어진다.

선생님은 아이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책을 읽을 때까지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 외에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가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책을 읽는 마음은 작은 관심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관심이 아이의 가슴에 조금이라도 의욕의 불씨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학교도서관에 보았던 책 읽는 마음의 자세 사례를 몇 가지 소개한다.

먼저 주제별 책을 읽어보고 그 책을 소개하고 알아가는 과정이다. 아이에게 맞는 책을 선정해 주고 마음으로 그 책과 대화가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책이라는 매개체로 연결되는 힘을 배운다.

책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새로운 것들이 숨겨져 있음을 발견하는 시간이다. 그 시간만큼 아이의 책으로 연결되는 모든 성향과 성격들을 함께 파악한다. 앞으로 책 읽는 상담을 향상하는 경험으로 더 나은 성장을 만들 수 있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도 마음의 자세다. 책 보다 관심의 대상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그 아이와 친근해지는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책을 연결하고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깨운다.

얼마 전 6학년 남학생이 아침마다 책은 빌리지 않고 인사만 하고 갔다. 방과 후 그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는데 밝고 건강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 동안 나도 그 아이의 세계에 잠시나마 다가갔다. 아이의 성향에 맞게 다가가 마음의 자극을 주어 자연스럽게 말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요즘은 적극적으로 사서의 일을 도우며 책을 읽어가는 아이들이 눈에 보였고 그들과 친해졌다. 한 아이의 말 한 마디에, 자그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상처를 보듬는 마음들이 모여 우리는 책으로 연결되고 엮어가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독서습관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책 읽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는 역할이 지금 가장 필요하며 독서의 첫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마음 #독서 #아이의세계 #자세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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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입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아이와의 공감시간을 좋아합니다. 도서관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알리고자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때론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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