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학연령 하향 관련 논란이 일자 사교육업는세상, 전국학부모단체현합 등 학부모 단체들을 초청해긴급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희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만5세 입학제'를 불쑥 내놓아 궁지에 몰린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학부모대표 간담회 자리에서 자화자찬성 발언을 내놨다가 참석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박 장관이 간담회 막바지 "제가 업무보고에서 이런 화두(만5세 입학제)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언제 (정부가) 이렇게 학부모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들을 수 있겠느냐"고 하자, 학부모들이 "지금 병 주고 약 주는 것이냐"고 반발한 것이다.
박 장관은 2일 오후 4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단체 대표 7명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만5세 입학제에 대해 학부모 반발 의견이 거세게 일자, 간담회 시작 4시간쯤 전에 갑자기 참석자들에게 통보한 행사였다. 이날 간담회는 1시간 10분 가량 진행됐다.
부랴부랴 잡은 학부모 간담회... 박순애 "국민 아니라고 하면 폐기"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만5세 입학은 앞으로 지속적인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만약 국민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 참석자들의 문제제기가 쏟아졌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오늘 대통령은 이 문제를 공론화하라고 지시했는데, 공론화는 찬반 의견이 반반일 때 필요한 것"이라며 "학부모단체는 공론에 부칠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철회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도 "만5세 입학 얘기가 나오자마자 벌써부터 사교육계가 선전에 나서고 난리가 났다"면서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을 만들고서 (뒤늦게) 무슨 공론화냐. 만5세 입학제는 당장 철회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박은희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대표와 김영윤 한국교육개혁전략포럼 사무총장, 홍민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등도 만5세 입학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학부모단체 대표 7명 가운데 6명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대표는 "내가 왕따인가 싶기도 하지만, 우리 단체는 국가가 만5세 유아를 책임지려는 정책이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보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정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 거센데도 자화자찬... 학부모들 반발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오는 8~9월에 (학제개편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할 것"이라면서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앞으로는 정보를 학부모님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툭 던졌다.
"제가 (지난 7월 29일) 교육부 업무보고에 이런 화두를 던지지 않았더라면 언제 (정부가) 지난 5~8년 동안 이렇게 얘기를 들었느냐. 학부모님들의 목소리를, 가슴 아픈 사연을 직접 얘기하면서 같이 논의할 수 있었겠느냐."
이런 '자화자찬'성 말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반발했다. 한 학부모단체 대표는 "지금 병 주고 약주는 말씀인 것 같다"면서 "이미 팩트체크도 없이 만5세 입학을 다 던져놓고 이제 와서 간담회 하면서 할 소리냐"고 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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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의견수렴 없이 일 벌이더니 간담회도 직전 통보" http://omn.kr/203i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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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뜬금없는 자화자찬 "내가 '5세 입학' 안 던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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