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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지키자"... 시민운동 확산

학교 측 '철거 요구 공문'에 대전시민사회 '소녀상 지키기' 나서... 대학원생들은 서명운동

등록 2022.09.08 12:30수정 2022.09.0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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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운동이 대전지역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 충남대소녀상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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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운동이 대전지역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대전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7일 소녀상을 방문한 장면. ⓒ 충남대소녀상지킴이

 
국립대학교 최초로 충남대학교 교정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운동이 대전지역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와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는 지난 8월 15일 밤 제77주년 광복절을 맞아 충남대 서문 인근 잔디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웠다. 그러자 8월 22일 충남대는 평화의 소녀상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불법시설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학교 측은 충남대 총장 명의로 발송된 '국유재산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원상복구 요청' 공문에서 "9월 22일까지 원상복구를 요청한다"며 "만약 해당 기일까지 조치되지 않을 경우 국유재산법 제74조(불법시설물의 철거) 등 관련 법령에 의거하여 처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평화의 소녀상을 스스로 철거하지 않으면 법적절차, 즉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로 철거할 수 있다는 학교 측의 경고에 충남대 동문을 비롯한 대전지역 시민사회가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8월 말 페이스북에는 '충남대 소녀상 지킴이' 페이지가 만들어졌다. 8일 현재까지 이 페이지의 좋아요를 누른 시민이 790명에 이른다. 이들은 각각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해 인증샷을 찍고 이를 SNS를 통해 게시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이들의 게시물에는 '#충남대소녀상', '#소녀상지키기, '소녀상지키기챌린지'라는 해시태그가 함께 게재되고 있다.

이같은 평화의 소녀상지키기에는 대전지역 시민사회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대전여성단체연합이 2022년 양성평등 주간을 맞아 공식 일정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했다. 이들은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대학본부는 평화의 소녀상 철거 요청 철회하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어 온라인을 통해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가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충남대학교 대학본부는 평화의 소녀상을 인정하십시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에는 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과 활동가들이, 1일에는 남대전고동문들이 이곳에 들러 인증샷을 남겼고, 세상을바꾸는대전민중의힘, 세종여성 등도 소녀상을 다녀갔다. 이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박영순 의원도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했다.

아울러 단체나 모임 등 집단이 아닌 시민 개인의 자격으로 평화의 소녀상을 방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평화의 소녀상 앞에는 꽃다발과 화분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녀상지키기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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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운동이 대전지역 시민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일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회원들이 소녀상을 방문한 장면. ⓒ 충남대소녀상지킴이

 
한편, 충남대학교 대학원생들도 서명운동에 나섰다. 충남대학교 대학원 과정생(수료생 포함)들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원생들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대학본부에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에 자신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서 평화의 소녀상은 일제의 일본군위안부 범죄를 알리며 반성과 성찰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면 이를 철거하기 위해 일본의 극우세력들이 활동하고 있음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대한민국 국립대인 충남대학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는 것을 지원하고 환영하지는 못할망정 절차적 문제를 운운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학교 측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대학원생들은 충남대학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것에 크게 환영하며, 대학본부는 그 동안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보인 미온적 태도를 사과하고,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환영하는 공식 기념식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주정봉 충남대학교 민주동문회장은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야한다는 운동이 대전지역 시민사회 전체로 번져가고 있다. 이는 소녀상이 주는 상징적 의미를 시민들이 이해하고 있고 동의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충남대는 소녀상 철거를 주장할 게 아니라 소녀상 건립을 인정하고, 아픈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학생 및 시민들의 뜻에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남대평화의소녀상 #충남대소녀상 #소녀상지키기 #충남대 #충남대소녀상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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