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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들에게 손수 끓인 김치찌개와 밥 퍼준 윤 대통령

추석 명절 연휴 첫날, 명동밥집 무료급식소 배식 봉사... 정순택 대주교와 3번째 접견도

등록 2022.09.09 14:57수정 2022.09.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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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김치찌개를 만들며 맛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서울 명동성당 명동밥집에서 손수 김치찌개를 끓여 노숙인들에게 점심으로 배식하면서 추석 명절 연휴 첫날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55분경 명동성당 운동장에 차려진 명동밥집 배식 텐트를 찾았다. 검정 정장 바지에 남색 자켓, 하늘색 셔츠를 입은 윤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환복실에서 조리복으로 갈아입었다. 분홍색 앞치마에 두건, 장갑, 팔토시를 낀 채 단화를 신은 윤 대통령은 명동밥집센터장인 백광진 신부의 안내에 따라 지하 1층 조리실로 갔다. 

조리실에 들어서자마자 조리대 앞서 선 윤 대통령은 조리대 위에 올려져 있는 재료 손질부터 시작했다. 이날 메뉴는 '김치찌개'. 평소 윤 대통령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요리 메뉴였다. 

윤 대통령은 백 신부와 함께 양파와 대파 손질부터 했다. 양파를 잘라 재료통에 넣고는 대파를 세로로 반 가른 뒤 칼질로 잘게 썰어서 재료통에 옮겨 담았다. 이때 윤 대통령은 백 신부와 최근 태풍 힌남노 피해를 입은 포항 아파트주차장 참사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또 백 신부에게 "제가 다른 건 몰라도 김치찌개는 잘 끓여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서 화구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화구 옆에 있는 양념통에서 양념을 국자로 퍼서 대형 냄비에 넣었고, 별도로 각종 양념을 두르면서 돼지고기를 직접 볶기도 했다. 고기를 다 볶은 후 김치통에서 직접 김치를 꺼내 냄비에 넣는 등 백 신부와 함께 김치찌개를 끓였다. 

윤 대통령은 백 신부와 함께 국물의 염도까지 측정하면서 간을 조절하는 등 김치찌개를 끓이면서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겠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백 신부에게 "김치가 조금 이렇게 풀어져야지, 한 20분 끓어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또 백 신부가 "더 넣고 싶은 것 있으세요?"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아니요 전혀, 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재료가 많이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정순택 대주교 만나 환담... 윤 대통령, 직접 배식 나서기도 

김치찌개를 만들기 시작한 지 30분 뒤쯤인 오전 9시 35분쯤, 윤 대통령은 환복실로 이동해서 옷을 갈아입은 뒤 제 14대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교구 측에선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와 문화홍보국장 유환민 신부가 배석했고,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 배석이 함께 자리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자 시절인 지난 2월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인 3월에 명동성당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정순택 대주교를 접견한 바 있으며, 이번엔 대통령 신분으로 찾았다. 

먼저 윤 대통령이 "벌써 지금 9월이니까 6개월 됐다. 바로 엊그제 온 것 같은데, 아이고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정 대주교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 지난번 모두들 이렇게 태풍 피해 복구라든가 지원으로 굉장히 바쁘실 텐데, 명동밥집에 또 봉사하러 오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지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올 때마다 대주교님한테 이렇게 좋은 말씀을 들어서 저한테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이번에 한가위 메시지로 경제가 어려워진 시대에 더 힘드신 서민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을 넉넉히 보듬는 그런 사회를 만드시겠다는 메시지를 잘 읽었다"면서 "아주 감사드리고요. 추석 명절, 민족의 축제인 한가위에 민생을 보다듬어 주시고, 어려운 분들을 이렇게 북돋아 주시는 그러한 정책을 펴주시기를 희망하고, 같이 기도하겠다"고 말씀을 전했다. 

이후 약 1시간가량 비공개 환담을 나눈 윤 대통령은 오전 10시 50분경 다시 명동밥집으로 돌아와 배식을 위해 조리복으로 환복했다. 조리할 때와 달리 '명동밥집' 글자가 새겨긴 앞치마를 두르고 배식 텐트로 입장해 노숙인들에게 직접 배식을 했다. 이날의 메뉴는 김치찌개, 잡채, 소불고기, 오복채무침, 송편이었다. 

배식은 밥집 내 있는 테이블에 봉사자들이 음식을 가져다 놓는 방식이었다. 먼저 44개의 빈자리에 식판에 음식을 차려놓으면 노숙인들이 순서대로 들어와 앉아 식사를 하고, 식사를 마치고 자리가 비워지면 새로 음식을 받아 채워놓고 다음 순서 노숙인이 식사하는 방식이었다.

오전 10시 54분경, 윤 대통령이 배식대 앞에 자리했고 백광진 신부가 "44개를 준비하게 될 겁니다. 여기에다가 이렇게 채워주시면 됩니다. 건더기를 많이 주시면 됩니다"라고 배식 방법과 정량 등을 설명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주로 건더기 위주로? (찌개 담으면서) 이 정도는 많은가요?"라고 묻는 등 봉사자들과 함께 식사 준비를 했다. 곧이어 '식사를 시작한다'는 안내 멘트가 나왔고, 식사하러 온 노숙인들이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식판을 들고 온 봉사자들에게 김치찌개를 떠서 전달했고, 찌개를 받아든 봉사자들은 나머지 음식을 식판에 담아 테이블에 세팅을 했다. 10여 분만에 배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식사를 하는 노숙인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노숙인을 향해 다가가 고개 숙여 인사를 하기도 했다. 테이블 한 곳 한 곳 직접 이동하면서 "식사 괜찮으세요?", "많이 드십시오", "부족한 것 있으면 더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어르신 간이 어떠십니까?", "천천히 많이 드세요" 등의 말을 건네며 식사를 챙겼다. 

한 차례 식사가 끝나고 빈자리가 나오자 윤 대통령은 이번엔 직접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아서 빈 테이블에 음식을 세팅하는 등 노숙인들을 위한 배식을 이어갔다. 
#윤석열 #추석 명절 #명동성당 #명동밥집 배식 봉사 #정순택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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