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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인데 수확해 뭐하나", 또 벼 갈아엎었다

전남-전북 이어 경남 농민들도 가세, 고통 호소... "농업생산비 폭등, 이대로는 못 살겠다"

등록 2022.09.15 11:05수정 2022.09.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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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9월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에서 '논 갈아엎기, 경남농민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쌀값 폭락에 농민들 '논 갈아엎기' 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15일 오전 경남 함안 가야읍 소재 600여 평 논에서 “논 갈아엎기, 농민투쟁 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가을 추수철을 맞은 경남 농민들이 '45년만의 쌀값 최대 폭락'이라고 고통을 호소하며 누렇게 익은 벼를 갈아엎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의장 조병옥)은 15일 오전 경남 함안 가야읍 소재 600여 평 논에서 투쟁을 선포하며 이같은 행동에 나섰다. 전남, 전북에 이어 세 번째다.

연도별 수확기(10~12월, 20kg) 평균 쌀값 현황을 보면, 2018년 4만 8392원, 2020년 5만 4121원, 2021년 5만 1254원이었다가 올해는 8월 말경 4만 1836원으로 떨어졌다. 1년 사이 쌀값이 1만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이에 농민들은 올해 하반기에 나락 적재 투쟁, 시군별 농민대회, 농기계 대행진 등을 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전농 부경연맹은 "본격적인 수확 시기 황금들판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며 "면세유, 비료값, 농자재값, 인건비 등은 폭등했지만, 정작 쌀값 등 우리 농민들의 목숨값은 폭락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8월 29일 전국의 농민들이 서울에 모여 쌀값 대책을 촉구했지만 현 정부는 묵묵부답이다"며 "오히려 관세를 없애거나 저율할당관세(TRQ)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외국 농산물을 무차별 수입해 인위적으로 농산물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눈을 씻고 봐도 쌀값 관련 대책을 찾을 수 없다"며 "무관심과 무대책으로 농업을 무시하고 농민을 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농 부경연맹은 "45년 만에 최대로 폭락한 쌀값 앞에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논을 갈아엎는다"면서 "자식같이 키우는 게 농사다. 애지중지 키운 벼를 갈아엎으며 우리는 농민을 조롱하는 그 모든 작태에 맞서 한치의 물러섬 없이 싸워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밥 한공기 300원 보장 ▲쌀 수입 전면 중단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폐기 ▲양곡관리법을 개정 ▲농업예산 확대 및 농업생산비 보장 ▲관세할당제도(TRQ) 수입,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이날 논갈아엎기를 한 뒤 함안 가야읍 일대에서 구호가 적힌 깃발과 손팻말을 매달고 차량 행진을 하기도 했다.

조병옥 의장은 "봄부터 온갖 정성을 들여 키운 벼를 갈아엎는 오늘의 투쟁은 시작일 뿐이다. 우리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농민대회는 11월 16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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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9월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에서 '논 갈아엎기, 경남농민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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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9월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에서 "논 갈아엎기, 경남농민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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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9월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에서 '논 갈아엎기, 경남농민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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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에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9월 15일 오전 경남 함안군 가야읍 묘사리에서 '논 갈아엎기, 경남농민 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쌀값 #전농 부경연맹 #전국농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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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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