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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전술핵 가져오겠다는 조경태... 지역주민들 '황당'

"핵무장" 국힘 당권주자들 연일 안보몰이에 비판... "부적절", "불안감만 부추겨"

등록 2022.10.18 14:45수정 2022.10.1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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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전술핵 관련 발언을 하고 있는 조경태(부산 사하을) 국민의힘 국회의원 ⓒ KBS 유튜브


[기사보강: 18일 오후 4시 47분] 

북한의 군사적 대응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부울경 당권 주자들이 연일 핵무장 발언을 내뱉고 있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 주장만 쏟아지는 양상이다.

"전술핵? 우리 사하구가 나서겠다"

지난 1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는 북한 무력시위 등 한반도 위기 고조에 대한 전략을 토론 주제로 다뤘다. 여야 의원들이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여러 안보 이슈를 놓고 격돌했다. 이 과정에서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조경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핵무장과 지역구에 전술핵 배치를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 조경태: 부산에서 하겠습니다, 부산에서.
- 안규백: 그러면 조경태 의원 지역구에서 하십시오.
- 조경태: 우리 지역구 사하구에 하겠습니다. 안보를 위해서 우리 사하구가 나서겠습니다.


조 의원의 '사하구 배치' 답변은 NPT(핵확산금지조약) 등으로 핵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응하기 위해 나온 얘기였다. 조 의원은 북한의 핵실험에 맞서고 전쟁 억지력을 보유하기 위해 시종일관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안 의원이 "미국과 중국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문제점을 짚었지만, 조 의원은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다"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회에서도 조 의원은 "자유, 평화 수호를 위해 핵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라고 열변을 토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핵무장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의원은 "항구적 평화는 구걸과 조공으로는 얻을 수 없다"라며 "과감한 자위력 확보"를 말했다. 그는 NPT 탈퇴까지 시사하며 자체 핵무장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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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내대표인 김기현(울산 남구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국민의힘 비대위 지도부 역시 '강 대 강' 대결을 부추겼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회의에서 북한의 핵에 대응할 무력 수단 보유를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경우 곧바로 김정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것임을 힘으로 보여줘야만 한다"라고 밝혔다.

지역주민은 "황당", 전문가는 "안보 프레임" 비판

그러나 이러한 여권 일각의 안보 이슈몰이에 학계, 시민단체는 우려를 던졌다. 사하구 전술핵 발언과 관련 이현정 서부산민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시민의 의견은 아랑곳없이 난데없이 사하구 전술핵 배치를 말한다는 게 굉장히 황당하다"라고 발끈했다. 그는 "여당이 긴장을 낮추려 노력해도 모자랄 마당에 안보 불안감만 부추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사하구 지역공동체인 박미라 해봄 대표는 조 의원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 대표는 "어떤 주민이 우리 지역에 전술핵을 배치하자고 말을 하고 있느냐. 기가 차다"라며 "윤 대통령이나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다 보니 안보로 시선을 돌리려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차재권 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권을 의식한 경쟁이자 안보 프레임 전쟁"이라며 "(핵 문제는) 한미 관계 속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치적으로만 활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6자회담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는 등 (우리가 사태 해결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핵무장을 말하면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비판적 목소리가 나왔다.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한미 간에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되어야 하는데 미국이 절대로 핵무장은 용인하지 않는다"라고 부정적 의견을 표시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또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핵 문제만 나오면 국민의힘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지만 미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라고 본다"며 "전술핵을 다시 갖다 놓으면 북한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라고 꼬집었다.
 
#핵무장 #전술핵 #안보몰이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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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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