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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의료 시설 공격... WHO "수백만명 위험"

'영하 20도' 혹한기 앞두고 난방·전기 공급 끊겨... 젤렌스키 "명백한 테러"

등록 2022.11.22 13:42수정 2022.11.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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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10월 10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선출직 러시아 지역 수장들과 화상회의를 하는 모습. ⓒ AF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의료 및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올겨울 수백만 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스 헨리 클루게 WHO 유럽지역 국장은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이 총 703건으로 집계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탓에 연료나 전기가 부족해 상당수의 의료 장비를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 "겨울 우크라이나인 생존 달려... 코로나 등 재앙될수도"

클루게 국장은 "산부인과 병동에는 인큐베이터가, 혈액은행에는 냉장고가, 중환자실에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라며 "모두 에너지가 필요한 장비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겨울에 난방을 못 하거나, 난방을 위해 숲과 나무를 태운다면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크라이나 국민 1000만 명 정도가 정전을 겪고 있으면서, 올겨울 우크라이나인의 생존이 달렸다"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지역의 의료 체계에 대한 가장 큰 공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겨울에는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가뜩이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우크라이나 국민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약하거나 아예 없다"라며 "만약 코로나19에 걸려도 의료 시설에 갈 수 없다면,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는 혹독한 겨울로 악명이 높다. 이미 상당수 지역이 눈으로 덮였다"라며 "최근 전쟁에서 밀리고 있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과 민간인 지역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야르노 하비흐트 WHO 우크라이나 대표도 "우크라이나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의약품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러시아 점령지 주민의 경우 3명 중 1명은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에너지 시설 공격, 대량살상무기 사용과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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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격으로 난방, 전기, 식수가 부족한 우크라이나는 본격적인 겨울철이 다가오자 최근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지역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 

이리나 안드리이우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헤르손과 미콜라이우 등 남부 2개 지역 주민들에게 중·서부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촉구하면서 "정부가 교통, 숙박,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레슈크 부총리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는 차원에서 해외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 겨울철 귀국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목표는 겨울철을 맞아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난방, 전기, 식수 공급을 중단시켜 많은 사람의 생명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이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한 것과 같은 범죄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 공격은 명백한 테러 행위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라며 국제사회가 계속해서 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세계보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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