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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자사고도, 일반고도... 이주호의 '미공개 퍼즐'은?

[주장] 연달아 메시지 내놓는 교육부장관... '선발 효과' 해법은 무엇일까

등록 2022.12.20 10:19수정 2022.12.2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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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 번째 장관 임기라서 그런지, 적절하게 메시지를 배분해 언급하는 모양새입니다. 인구에 회자될 정도의 사안을 쪼개어 꺼냅니다. 그렇다고 전체 그림이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한창 언론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 언론을 시작으로, 며칠 간격을 두고 매체를 달리 하면서 메시지를 내보냅니다.

그동안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입시는 미세조정 하겠다' '자사고·외고 존치하겠다' '상향 평준화 하겠다' '일반고에 집중하겠다' '고등학교 절대평가 하겠다' 등입니다. 특히 수업을 강조합니다. 수업의 변화를 중심에 두고 다른 정책을 판단하는 듯합니다. 여러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도 일관성 유지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외고·자사고에 유리한 얘기하면서 일반고도 살린다는 교육부장관

문제는 '빈 공간'입니다. 아직 밝히지 않은 퍼즐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공언한 고등학교 절대평가(성취평가제)는 자사고와 외고에 유리합니다. 입시에 큰 변화 없으니 자사고·외고의 유리함은 대학입시까지 이어지겠습니다. 쏠림은 더 강해지고, 사교육비 출혈은 더 늘어나며, 기울어진 운동장은 보다 심해질 겁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는 지점이고, 우려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장관은 상향 평준화와 일반고도 언급합니다.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외고·자사고에 유리한 것을 꺼내고, 다른 한편으로 일반고 살리기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정책의 기본은 상향 평준화입니다.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시작점입니다. 가령 돈이 없어서 학교 다니기 어려운 학생들이 있으면 온전한 교육을 위해 국가가 메워줍니다. 장학금 제도를 수립할 수도 있고, 무상교육을 실시할 수도 있습니다. 시설 격차나 교육내용 격차 역시 이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어려운 데를 끌어올려주는 것이 현대 교육의 역사입니다.


자사고·외고 및 일반고 사이에도 상향 평준화가 가능합니다. 시설, 학교 여건, 교육 내용, 학교 풍토 등에서 부족한 부분 있으면 국가와 교육청이 집중 지원하는 접근입니다. 학교 효과가 확인된 방안이 다른 학교에서 이뤄지도록 물심양면 힘을 보태거나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지요. 일반고의 좋은 프로그램이 다른 학교로, 외고의 괜찮은 여건이 다른 곳으로 확장되도록 교육당국이 힘쓰면 됩니다.

하지만 자사고·외고에는 선발 효과도 있습니다. 그리고 선발 효과가 '상향'인지는 애매모호합니다. 자사고·외고와 같은 학교 차원의 입시경쟁이 모든 일반고로 확대하면 고교 입시의 전면화이기 때문입니다. 상향 평준화 아니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국일 수 있습니다.

선발 효과에는 다른 접근이 요구됩니다. 교육부장관이 자사고·외고의 존치를 밝혔으니, 그것과 배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것은 무엇일까요. 시선은 어쩌면 선발 효과를 최소화하는 입시제도로 귀결될지 모릅니다.

이주호와 교육부의 복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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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된 9일 대구 중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점수를 확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래서 궁금합니다. 현존하는 입시제도 중에서 선발 효과가 적은 것은 추첨입니다. 평준화의 추첨 배정과 달리, 고입 과정에서 추첨을 일부 시행하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걸 염두에 뒀을까, 확대하려 할까 등 자꾸 갸우뚱 하게 됩니다. 

물론 이주호 장관의 복안에는 다른 해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든 간에 조만간 선보이지 않을까 합니다. 올해 말까지 자사고·외고의 존치를 포함한 세부방안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이제 2023년이 코 앞이니까요.

공정이 중요한 때입니다. 자사고·외고와 일반고 역시 공정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학교 효과의 경우, 이를 서로 나누는 가운데 당국이 부족한 점을 메워줘야 하지만, 선발 효과 조치는 요구됩니다.

뭔가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모른 척 할까요. 장관과 교육부의 준비물을 열어보고 싶은 나날입니다.
덧붙이는 글 레디앙에도 실립니다. 글쓴이 송경원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주호 #윤석열 정부 #자사고 #외고 #선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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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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