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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삭제 지시 안 했다"-용산서 "즉시 폐기 지시받아"

'압사 위험성 보고서' 삭제 지시 두고 말 엇갈려... 천준호 "은폐 시도 조직 안에서 벌어져"

등록 2023.01.04 17:20수정 2023.01.0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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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 뒤는 박성민 서울경찰청 전 정보부장. ⓒ 남소연


'이태원 압사 참사' 위험성을 알리는 '정보보고서 삭제'를 두고 또 말이 엇갈렸다.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은 "삭제 지시는 없었다"고 했지만,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박 전 정보부장에게) 즉시 폐기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은 바 있다"고 증언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핼러윈 앞둔 분위기 및 부담 요인' 정보보고서 삭제와 관련해 신문을 진행했다.

참사 이후 경찰이 '압사 사고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정보보고서를 삭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용산경찰서 정보계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은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와 관련된 핵심 인물로, 현재 증거인멸교사,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교사 혐의로 검찰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둘은 국조특위의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뒤에야 이날 오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증언 반박한 전 용산서 정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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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서울경찰청 전 정보부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 뒤는 김진호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 ⓒ 남소연

 
천준호 의원 : "용산경찰서가 작성한 '위험 정보보고서'를 삭제 지시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있나?"
박성민 전 정보부장 : "없다."
천준호 : "김진호 용산서 정보과장에게 정보보고서 삭제 지시한 바 없다는 말인가?"
박성민 : "그렇다. 규정에 따라 문서를 관리하라고 했다."


이에 천준호 의원은 곧바로 김진호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을 불러 세웠다.

천준호 의원 : "박성민 증인에게 파일을 삭제하라는 지시 받은 바 있나?"
김진호 전 정보과장 : "(잠시 침묵) 경찰관 정보수집처리 규정에 따라서 문서 활용 목적이 달성된 보고서는 즉시 폐기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은 바 있다."
천준호 : "핼러윈데이 위험 보고서를 작성한 용산서 정보과 직원에게 그 파일을 컴퓨터에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적 있나?" 
김진호 : "그 부분은 재판 과정에서 소명하겠다."
천준호 : "유가족 말에 따르면, 용산서 정보계장은 윗선에서 자신에게 파일 삭제와 관련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해서 많이 걱정되고 부담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맞나?"
김진호 : "그 부분은 아니다."



천 의원은 박성민 전 정보부장을 불러 엇갈린 진술과 관련해 따져 물었다. "김진호 증인은 삭제를 지시 받은 바 있다고 하는데, 어떤 게 맞나"라는 질문에 박 전 정보부장은 "저는 그 문서에 대해서 삭제하라고 지시한 바 없고, 그 문서를 삭제할 동기나 이유도 없는 사람"이라고 항변했다.

천준호 "조직 내에서 은폐 시도가 벌어지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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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상급기관인 서울경찰청이 하급기관인 용산경찰서에 정보보고서 삭제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개입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 또한 제기됐다.

천 의원은 "정보보고서를 김광호 증인에게 보고한 바 있는가"라고 물었고, 박성민 전 정보부장은 "보고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김광호 증인의) 어떤 지시가 있었나"라는 물음엔 "특별한 지시는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천 의원이 "김광호 청장이 삭제 지시한 바 있나"라고 물었지만, 김 전 정보과장은 "지시한 바 없다"고 했다.

천 의원은 "김광호 청장이 지휘라인에 계시니 이런 문제 발생하는 것"이라며 "김광호 청장이 위험보고서 사전에 보고 받았는데 그에 해당하는 적절한 지시를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가 조직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해 "그 과정에서 일선서 정보계장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이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민 #김진호 #김광호 #천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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