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추진...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제2공항저지제주비상도민회의, 10일 기자회견...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엉터리"

등록 2023.01.10 15:00수정 2023.01.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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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10일 국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병기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10일 국토교통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지난 5일 국토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 공개를 생략하고 기습적으로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했다"면서 "수면 아래 잠재했던 사회갈등이 폭발해 대혼란으로 빠져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제주지역 1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와 전국 300개 시민환경단체가 소속된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세종시 국토부 청사 정문에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 중단 및 공개검증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이 제2공항을 핵군사전략기지화 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뒤, 이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를 선언한 것이기에 제2공항의 군사기지화에는 더더욱 짙은 의혹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게 되었다"면서 "이런 가운데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재개에 나서겠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작성에 근거가 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선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절차와 무관하게 진행된 용역이기 때문에 법상 비공개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면서 "국토부가 보고서 내용을 꽁꽁 싸맨 이유는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만든 보고서가 엉터리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토부가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사항을 검토하겠다며 업체에 용역을 맡긴 기간은 고작 6개월이다. 방대한 문헌조사, 현장조사, 보고서 정리를 포함해 고작 6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 보완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말이다.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는 수년간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반려 처분을 받은 엉터리 사업이다. 고작 6개월 만에 그 모든 하자를 극복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기다." 
환경부가 지난해 7월 20일 '반려' 결정을 내린 이유를 복기하면 이런 주장의 근거를 유추할 수 있다. 당시 환경부가 반려한 이유는 크게 4가지다.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이다.

이들은 이날 국토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공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요지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엉터리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우선 이들은 "철새와 관련해서 철새를 보호하겠다면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기존 서식지에서 철새를 내쫓는 내용이 버젓이 들어가 있다"면서 "철새의 서식지와 관련하여 기존 서식지를 이전해서 성공했다는 내용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조류충돌 문제와 관련하여 국토부는 철새의 이동 고도를 철새에 GPS 신호장치를 부착해서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제2공항 예정지에 인접한 철새도래지를 찾는 철새만 200여 종에 달하고 종마다 비행고도가 상이한데, 그 짧은 시간에 도대체 어떻게 철새별 비행고도를 조사하고 반영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사업부지 내 맹꽁이 밀도가 도내 맹꽁이 서식밀도와 차이가 없다는 궤변으로 사업부지 내 맹꽁이를 강제적으로 이주해 서식지를 파괴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맹꽁이 서식밀도로 문제를 희석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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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10일 국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병기

 
이들은 숨골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게 지적했다.
"맹꽁이와 마찬가지로 성산읍의 숨골 빈도와 분포가 제주도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유의미하지 않다는 주장을 한다. 6개월의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제주도 전역에 대한 숨골의 빈도와 분포를 알아낸 것인가? 제주도 전역의 숨골분포를 정밀조사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고 일부 공간을 대상으로 지엽적인 조사만 이뤄진 상황에서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또 "항공기 소음문제는 공항 인근 주민들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매우 치밀하게 검토되고 다뤄져야 할 문제"라면서 "그런데도 국토부는 이 내용마저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국,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삶과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토건세력의 배를 불리고 부동산 투기꾼의 이익을 보장하고 국토부의 기득권을 보호하고 확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사업"이라면서 "제주도 군사기지화를 통해 동북아의 평화를 깨고 군국주의의 망령을 되살리려는 극우 포퓰리즘의 전형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국토부가 존중하겠다던 제2공항에 대한 도민사회의 반대결정도 짓밟고 오로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이익에만 몰두하여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제2공항 추진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국토부가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공개검증의 자리로 당장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토부에 항의서한,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내용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제주도 군사기지화? "군국주의 망령"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은 “지난 5일 국토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 공개를 생략하고 기습적으로 환경부에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를 제출했다”면서 “수면 아래 잠재했던 사회갈등이 폭발해 대혼란으로 빠져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 김병기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국토부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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