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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의 고집 "'4.3은 김일성 지시', 그게 역사적 진실"

민주당 윤리위 제소 반발하며 기자회견 자청... 유족 등 사과 요구에 "무엇을 사과하나"

등록 2023.02.15 15:17수정 2023.02.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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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을 야기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4.3 망언' 논란과 관련해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유족과 관련 단체의 사과요구를 두고도 "사과를 하려면 제가 무엇을 사과해야 하는지 제가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실상 거부했다.

태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나섰다"며 "자유를 찾아온 대한민국에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에 관한 내용을 언급했는데 집단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4.3사건이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하여 오늘 민주당이 저를 윤리위원회에 제소했고, 최고위원 후보 경선도 사퇴하고 의원직도 사퇴하라고 했다"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논평은 자유지만, 사실은 신성하다"고 말했다.

"일각의 주장처럼 4.3 사건 관련 정부 진상보고서에는 그 어디에도 김일성의 지시로 4.3 사건이 촉발됐다는 내용이 없다. 남로당 제주도당이 조직적 반경찰활동을 했다면서도 남로당 중앙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바로 이 부분이 제가 반대 의견을 제시한 부분이다.

이 보고서의 부분을 보면 남로당의 무장폭동을 조직적 반경찰활동으로 명시했다. 김대중 대통령도 공산주의자들의 무장폭동이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도 진상조사에서 남로당 제주도당의 폭동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남로당의 무장폭동을 조직적 반경찰활동으로 명시한 것이 제가 제일 반대했던 부분이다. 이것은 역사 왜곡이다."


이어 태 의원은 당시 북한의 정세 등을 제시하며 '4.3은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주장을 견지했다. 또 "4.3은 남로당 무장폭동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선 안 되며, 그러자면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 국가 폭력이 지나쳤다는 것과 남로당 봉기론이 양립해야 후손들에게 역사의 교훈이 정확히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용서 빈 사람이 무슨 잘못 했다는 건지, 아직도 이해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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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된 사건이라고 말해 논란을 야기한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이러한 역사적 사실도 부인하고, 오직 자기 주장만을 절대화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망언으로, 극우 색깔론으로 악마화하는 건 역사적 진실에 대한 지성적 태도가 아니다. 역사적 사실 앞에 후퇴란 있을 수 없다."


태 의원은 이후 취재진을 만나서도 재차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무엇이 망언이고, 무엇이 피해자들과 희생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로 제주를 찾아 4.3 평화공원을 방문했을 때 나온 것임을 강조하며 "제가 망언을 했거나 욕한 것도 아니고 용서를 빌었는데, 용서를 빈 사람이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지 아직도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태 의원은 '본인의 주장이 색깔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질문에도 "이 명백한 사실적 자료를 왜 자꾸 색깔론이라고 얘기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그는 "남로당이 당시 경찰에 의해 희생된 분들로 인해 격앙된 제주도민의 감정을 악용해서 이걸 무장폭동으로 이끌었다"며 "이 점이 역사에서도 동시에 조명을 받아야 한다. 물론 과잉진압과 일부 극우단체에 의해 희생된 분들이 많다는 것도 당연히 인정한다"고 말했다.

4.3 유족과 관련 단체들은 연거푸 성명을 내며 "태 의원의 행태는 낡아빠진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며, 4·3을 폭동으로 폄훼해 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태 의원은 "유족들이 제가 말한 어느 부분에 대해서 반발하는지 공식 통보한 바 없다"며 "일반적으로 제가 한 말이 망언이다, 극우 색깔론이다 하지 말고 어떤 부분을 유족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지 명백히 지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태영호 #4.3망언 #색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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