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제주2공항 '부동의'로 존재 이유 증명하라"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414기후정의파업조직위, 3일 성명... 환경부 '부동의' 촉구

등록 2023.03.03 10:25수정 2023.03.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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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8일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열린 414기후정의파업 기자회견 ⓒ 김병기


국토부가 제출한 제주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환경부의 동의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부동의'를 촉구하는 환경단체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이하 전국행동)과 414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3일 '부동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행동은 이날 '제주 제2공항 계획, 이제는 마침표를 찍자' 제하의 성명을 통해 "8년째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은 계획의 적정성도 입지의 타당성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환경부는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즉각 부동의하라"고 촉구했다.

조직위도 '제주2공항 부동의로 환경부 존재이유를 증명하라' 제목의 성명을 통해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은 어떻게 행사되느냐에 따라 국토부, 산자부와 같은 개발부처의 난개발에 맞선 보루가 될 수도 있고,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면서 부동의를 촉구했다.

우선 국토부는 2019년 6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했고, 9월에 본안을 제출했다. 국토부는 그해 9월에 보완서, 2021년 6월에 재보완서를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이 역시도 부실하다며 반려한 바 있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1월5일 보완한 평가서 본안을 환경부에 다시 제출해 협의를 재개했다. 이에 대한 환경부 판단의 법정 기한은 오는 6일까지다.

환경부가 2년 전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반려하면서 밝힌 이유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서식지 보호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영향 재평가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이었다.

전국행동은 "환경부가 세 차례에 걸친 보완 요구를 하고, 국토부가 보완 내용을 제출했음에도 '반려'된 것"이라면서 "특히 당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은 '법정보호종과 서식역 보존 측면에서 부합성이 결여되고, 숨골과 용암동굴이 비가역적으로 훼손될 것으로 예상되어 보존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환기시켰다.


전국행동은 이어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라고 반문한 뒤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에 국토부는 어떻게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보완하였고, 정부 산하 전문기관들은 어떠한 검토 의견을 제출했는가. 부처간 협의 중이라며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토부의 연구용역(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가능성 검토)은 협의 대상 자료가 아님에도 비공개 상태이다. 이러한 심각한 정보의 비대칭성 속에서도 제주 제2공항 계획이 백지화되어야할 이유는 명확하다. 2년 전 환경부가 제시한 사유에서 드러나듯, 성산 후보지는 공항 건설의 입지로 환경적 타당성이 없고, 공항을 추진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훼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직위도 "환경부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녹색산업으로 올해 20조 원을 벌겠다며 환경부도 산업부처임을 선언했고 바로 며칠 전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했다"면서 "만약 제주2공항 건설에도 환경부가 동의한다면, 부처를 해체하고 국토부 산하로 들어가는 게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조직위는 특히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항공교통은 대폭 줄어야 한다"면서 "2021년 프랑스는 고속열차로 2시간 30분 이내로 이동가능한 국내선 항공노선 폐지를 결정했는데 국토부는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가 가덕도, 제주, 새만금, 흑산도, 백령도, 울릉도, 서산 등에 신공항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비판한 것이다.

조직위는 이어 "좁은 국토에 이미 15개의 공항을 운영 중인데 말이다. 제주2공항 뿐만 아니라 모든 공항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수십 조원 이상 소요되는 신공항 건설 예산을 철도, 지하철, 버스와 같은 공공교통 확충 예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조직위는 이날 성명에서 "만약 환경부가 제주2공항 건설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4월 1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환경부 해체 투쟁을 벌일 것"이라면서 "개발사업을 열심히 그린워싱해주는 환경부는 정말 없는 게 더 낫다"고 경고했다.
#제주제2공항 #기후정의파업 #제주도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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