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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격주에 한번 보자" - 이재명 "여야 비상경제회의 구성"

첫 여야 대표 회동 자리에서 민생·협치 강조... 정치 현안에 대해서는 모두 말 아껴

등록 2023.03.15 12:45수정 2023.03.1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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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취임 인사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격주에 한번씩 만나자"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여야 대선공약 추진단'과 '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그간 여러 정치현안과 쟁점법안을 놓고 대치를 벌였던 여야 양당이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 출범을 계기로 민생·협치에 힘을 쏟자는 제안들이었다.

김 대표는 앞서 본인의 당대표 선출을 축하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을 거론하면서 "100% 공감한다.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지만 궁극적 목표는 민생을 잘 챙기고 국민을 잘 살게 하고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것이라는 차원에서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재명 대표도 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저도 당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회 협치 운영 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 당이 비상체제여서 여야 대표 사이의 대화가 원만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라며 "(국민의힘이) 정상체제에 복귀했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고 시간되면 찾아오시기도 하면서 격주에 만나뵙는 게 어떻겠나. 공개나 비공개 등 대화 자체를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여야가 입장을 떠나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 어떤 것이 더 시급한지, 어떤 것이 더 유효한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개선방안들을 찾아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에서 제시하는 안건들이나 정책에 대해서도 퇴행적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더 나은 국민의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여야 대선공약 공통추진단'과 '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 제안도 이에 따른 제안이었다. 앞서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정부·여당에 여러 번 제안했던 사안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그는 "여태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대선 때 여야 후보들이 공통되게 국민께 약속드린 것들이 상당히 많다" 저는 그게 국민적 합의이자 대국민 약속이라 보기 때문에 (여야) 공통공약 추진단을 구성해서 정책협의회도 만들고, 공통정책들을 신속히 입법, 집행해보자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경제상황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국가의 역량을 다 모아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 나가기 위해 여야 간 범국가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해 논의해보자는 얘기도 여러 차례 했다"라며 "(범국가) 비상경제회의를 구성해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함께 논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 아니어야"

두 대표들이 주고 받은 덕담 중에는 '뼈 있는 발언'도 있었다.

김기현 대표는 노란봉투법·양곡관리법·간호법 등 여야 간 쟁점법안이 아닌 비쟁점법안부터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보완검토를 지시한 '주69시간제' 논란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협조를 구했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가 쟁점 있는 법안들도 있고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도 있긴 합니다만, 그런 부분을 뒤로 미루고 쟁점이 덜한 부분부터 먼저 빨리 법안을 처리해 나갔으면 좋겠다"라면서 "지방분권을 어떻게 좀 강화해서 균형발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법안도 계류돼 있고 취득세 중과제도 개선이나 양도세나 지방세 문제 해결이 안 되는, 엇박자 난 상황이 있다. (민주당이) 같은 보조를 맞췄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도 작년 연말에 종료된 부분이 있어서 30인 미만 사업장의 8시간 추가 연장 근로에 대해 준비가 덜 된 상황임을 고려해 내년까지 한시 연장하는 등 빨리 해결책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본인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여권의 공세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정치가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정쟁이 아니고 국민의 삶을 챙기는 정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거나, "정치가 대결이나 지배가 아니고 국민들을 존중하면서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충실한 일꾼의 역할이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해나가는 좋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었다.

두 사람은 비공개 자리에서도 일부 사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기업의 투자나 경제와 관련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이 대표는 불합리한 규제는 당연히 해소해야 하지만 필요한 규제, 예를 들어 국민 안전과 생명에 필요한 규제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공개 자리에서 과거 '봉고파직' 설전 거론하며 웃음 주고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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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회의실을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발언 논란이나 정부 강제동원 해법 논란, 이 대표 관련 '사법 리스크' 등 현안 관련 이슈들에 대한 별도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기현 대표가 2년 전 본인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관련 공세에 "봉고파직(封庫罷職·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 남극에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가두는 형벌)를 명하도록 하겠다"라던 이재명 대표의 과거 발언을 비공개 자리에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관련 질문에 "제가 '봉고파직' 얘기하니깐 (이 대표가) 막 웃으셨다. (대선)후보 시절 경쟁하던 때와 다르게 당 대표가 되면 서로 지켜야 할 선도 있고, 공감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며 "과거의 일까지 지금 논란될 사안은 아니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앞으로 자주 만나서 소통하자고 서로 의견을 공유했다. 정책위의장 선에서 자주 만날 것이고, 또 정무라인에서도 자주 만날 것"이라며 이 대표의 범국가비상경제회의 구성 제안 등에 대한 검토 의사도 밝혔다. 
#김기현 #이재명 #여야 대선공약 공통추진단 #봉고파직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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