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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중 '찐윤'?... 윤재옥 "김기현 걱정없게 잘 보좌"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당선 일성 "효율적 원내운영, 궂은일 직접 챙기겠다"

등록 2023.04.07 11:24수정 2023.04.0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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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윤재옥 의원(왼쪽)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기현 대표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 대체 : 7일 오후 1시 2분]

"적어도 원내 일로 당 대표님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단디(단단히)'하겠다." - 윤재옥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역구 안배는 없었다. TK(대구경북) 출신 윤재옥 국민의힘 국회의원(3선, 대구달서을)이 수도권 김학용 의원(4선, 경기안성)을 누르고 집권여당의 신임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당의 여러 악재를 고려한 듯, 윤 원내대표의 일성은 "제가 잘 모시겠다"였다. 당 대표와의 호흡을 강조하며 일체감을 내세운 것.

두 원내대표 후보 모두 '친윤(윤석열 대통령)' 성향의 의원이기에 계파간 경쟁 구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도권과 중도 표심 공략'을 내세운 김학용 의원 대신 '힘 있는 여당'을 표방한 윤재옥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골랐다. 윤재옥 의원은 7일 오전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출석 의원 109명 중 65명의 표를 모으며 당선됐다. 김학용 의원은 44표에 그쳤다.

이로써 김기현 대표(4선, 울산 남구을), 박대출 정책위원회 의장(3선, 경남 진주갑)에 이어 원내대표까지 당 핵심 지도부 3명 모두 '영남권' 정치인이 앉게 됐다.

윤재옥 "김기현 표정 요즘 어두워, 제가 잘 보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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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마이크를 잡고 "부족한 제게 중책을 맡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중차대한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아 당을 위해 또 의원들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게 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언론에서는 그 어느때보다도 조용한 원내대표 선거였다고 한다"라며 "같은 마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오로지 애당심으로만 경쟁한 선거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경쟁자였던 김학용 의원에게는 "앞으로도 좋은 동료이자 친구로 많은 조언과 지혜를 구하겠다"라고 인사했다.


이어 "여러분께서 저를 선택하신 이유를 잘 알고 있다"라며 "여러분께 약속드린대로 저는 오늘부터 상황실장의 자세로 원내대표를 수행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공정하고 효율적인 원내 운영으로 여러분의 짐을 덜어드리고, 앞장서서 궂은일, 작은 일, 생색내지 않는 일부터 직접 챙기겠다"라고도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는 "거대 야당의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고, 의회정치를 복원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라며 "내년 총선, 의원 여러분과 함께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라고도 강조했다.

특히 잇따른 지도부의 설화로 당의 지지율이 고전하는 상황을 염두한 듯 "우리 당 대표 여러 가지 요즘 표정이 어둡다. 걱정이 많으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제가 잘 모시겠다"라며 "적어도 원내 일로 당 대표님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단디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평생 공적인 영역에서 생활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좌해드려야 하는지 잘 안다"라고도 부연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까지 제가 갖고 있던 우리 의원님 리스트에 동그라미·세모·꽃 표한 리스트를 다 찢어버리겠다"라고 이야기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본인을 향한 지지 여부를 따지며 표를 계산했던 내용을 따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며 당선 소감 발표를 마무리했다.

'친윤' 중에서도 '찐윤'이 됐다? 원내수석부대표와도 관련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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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 확정 후 김학용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번 선거 결과 역시 의원들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따른 결과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친윤'이지만, 그중 누가 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이었느냐를 두고 표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두 후보 모두 친윤이기는 하지만, 윤재옥 의원은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히는 '찐윤(진짜 윤석열)'"이라며 "윤재옥 의원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원들이 두 사람 중 누가 더 대통령과 가까운지 눈치를 보고 결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의원 개개인의 호불호도 작용을 했겠지만, 대통령 국정 지지도부터 당 지지율까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안정감 있는 후보를 고른 셈"이라며 "사실상 용산의 '직할 체제'를 위한 마지막 퍼즐조각이 맞춰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일각에서는 '원내수석부대표' 자리와 연계된 선거 결과라고도 해석한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를 보좌하며 원내 협상의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다. 쟁점 법안을 두고 야당과 직접 협의 테이블을 꾸려야 하기에, 지금과 같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더더욱 중요한 지위이다.

현재 원내수석부대표 하마평에 오르는 이들은 김정재(재선, 경북 포항북구)와 이양수(재선,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이다. 역시 두 의원 모두 확고한 '친윤' 성향이지만, 여의도에는 용산의 의중이 김정재 의원에 조금 더 쏠려 있다는 이야기가 새어 나온다. 김 의원은 당 내 최대 규모의 공부모임이자 사실상 친윤계 조직으로도 평가받는 '국민공감'의 총괄 간사를 맡고 있다.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적극적으로 당과 대통령실의 입장을 옹호해 온 '입'이기도 하다.

그런데 김학용 의원 측에서 원내수석부대표로 김정재 의원이 미리 낙점되는 데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고, 이게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김학용 의원은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내수석부대표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하마평일 뿐"이라며 원내부대표들에 대한 그림은 그려져 있지만 원내수석부대표는 미정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그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심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두고 눈치를 봤다는 뜻이 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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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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