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교급식노동자 6명 폐암 확진 "조속히 산재 승인해야"

학교급식조리원 폐암 확진자 2명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대구시교육청에 1인당 식수인원 줄일 것 등 요구

등록 2023.05.05 01:23수정 2023.05.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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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노조는 4일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종사자 폐암 산재승인을 촉구했다. ⓒ 조정훈

 
대구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급식노동자들 중에 6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자 조속한 산업재해 승인을 촉구했다. 또 대구시교육청에 산재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1인당 식수인원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는 4일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산재신청 건에 대해 조속한 승인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학교급식노동자 폐암 검진 결과 수검자 중 32.4%가 이상소견을 보였고 폐암 확진자 포함 의심자 수는 341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에서는 지난해 4월 첫 번째 폐암 확진자(사망) 이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노조는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기준 학교급식종사자 55명이 폐암 산재 승인을 받았고 이는 또래 여성의 폐암 발생률과 비교했을 때 최대 16.4배에 이른다며 급식노동자의 폐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에 폐암 확진자의 산재신청에 대해 추정의 원칙을 적용해 신속하게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대구시교육청에는 ▲산재 전담 부서 신설 ▲폐암 확진자 및 이상소견자 치료비 지원과 생계 대책 마련 ▲학교급식실 환기시설 TF 구성 ▲학교급식실 조리실무원 1인당 식수인원 하향 및 적정인력 충원 등을 요구했다.

이날 학교급식실에서 23년, 21년 동안 근무한 초등학교 조리실무원과 중학교 조리사로 근무한 폐암 확진 당사자 2명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식판을 들고 반찬을 받는 모습이 예뻐서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해준다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년 넘는 급식실 노동으로 얻은 것이 폐암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수술과 항암치료로 인한 육체적 고통과 더불어 치료비까지 걱정해야 하는 참담한 현실에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고 덧붙였다.

폐암 당사자인 이순이씨는 "병원비와 산재신청에 드는 비용을 온전히 제 개인이 부담하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크다"며 "하루 빨리 산재승인도 되었으면 좋겠고 돌아갈 학교의 환기시설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순씨는 "아직 항암치료도 끝나지 않았는데 3개월 병가에 연가를 다 사용하고 출근날짜가 다가온다"며 "우리 후배들은 이런 걱정 안 하고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육정미 대구시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학교 급식종사자들은 무거운 식재료를 옮기고 배식에 청소까지 온몸을 쉴새 없이 움직이고 골병에 시달린다"며 "열악한 근로환경과 인력 상황 속에서 고강도 노동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 의원은 "음식을 요리하는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고 힘든 곳이며 조리종사원의 안전과 건강 보호를 위한 환경개선은 시급하다"며 "급식노동자들의 산재를 줄이고 노동 강도 완화를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이 확충되어야 하고 건강권과 휴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체인력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비정규직 #급식노동자 #폐암 #산재승인 #근로복지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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