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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젊은 여성 자살률↑, 차별 속 모순적 기대 강요받는 탓"

영국 <이코노미스트> "한국 성차별적 문화로 젊은 여성 극단적 선택 늘어"

등록 2023.05.23 14:49수정 2023.05.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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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젊은 여성의 자살률 증가를 보도하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갈무리 ⓒ 이코노미스트

 
한국의 성차별적 문화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젊은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각) 최근 10년간 감소하던 한국의 자살률이 2018년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로 올라섰다며 "부유한 국가인 OECD 회원국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살률이 높다"라고 전했다.

이어 "남성의 자살률은 증가하지 않았기에 이러한 통계는 한국 여성, 특히 젊은 여성의 자살률이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라며 "다른 나라에서도 40세 미만 여성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통계를 공개한 18개국의 2018~2020년 40세 미만 여성 자살률을 보면 한국은 10만 명당 13.6명에서 16명으로 급격히 늘어났지만, 다른 17개국은 4.6명에서 4.7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면서 한국의 10대 여성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을 소셜미디어로 중계한 사례를 소개하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성, 활약 뛰어나도 '일보다 육아' 편견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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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뒷모습(자료사진). ⓒ pexels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자살률 증가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한국 여성들이 점점 더 모순적인 기대(contradictory expectations)를 강요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여성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도 직장에서 (남성에 비해) 차별을 당하고, 여자는 일보다 육아를 해야 한다는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한국 여성은 대부분 가사노동과 육아를 짊어지고 있는 데다가, 외벌이 가정이 줄어들면서 밥벌이까지 해야 한다는 기대도 받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많은 여성이 성차별적인 미적 기준과 여성혐오, 성적 학대, 몰래카메라 포르노 등에 노출되어 있다"라며 "한국도 미투 캠페인(METOO: 성범죄 피해 폭로)이 이런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을 통해 정신 건강 검진을 기존 10년에서 2년마다 실시하고, 특히 혼자 사는 20~30대 여성에게 더 많은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좋은 시작"이라면서도 "그들이 고통받는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려면 더욱 진지한 계획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한국 여성 #성차별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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