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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 붓으로 써 내려가다

10명의 작가가 김희정 시인의 <서사시 골령골> 붓으로 써... "이제 국가 차례이다"

등록 2023.06.15 16:56수정 2023.06.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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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시 골령골 시 전展 ‘이제, 국가차례이다’가 미룸갤러리에서 6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한 달간 전시된다.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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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시 골령골 시 전展 ‘이제, 국가차례이다’가 미룸갤러리에서 6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한 달간 전시된다. ⓒ 임재근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을 연작 서사시로 담아 시집을 냈던 김희정 시인의 시를 10명의 작가가 붓으로 써 전시에 나섰다.

지난해 6월, 김 시인은 사람이 죽으면 이승에서 49일을 보내고 떠나보내는 49재도 치르지 못한 골령골 희생자들 생각하며 49편의 연작시를 써 시집 <서사시 골령골>에 담아 시집을 냈다.


그의 시가 10명 작가의 붓으로 다시 쓰였고, 미룸갤러리(대전 동구 삼성동)는 '이제, 국가차례이다'라는 제목의 전시에 나섰다. 즉, 김희정 시인의 시집을 한 권을 갤러리에 옮겨 담은 것.

어떤 시는 전체를, 어떤 시들은 한 구절을 뽑아 써 내려갔다. 손글씨 작품을 쓴 이들은 김성장 세종손글씨연구소 대표를 비롯해 그와 함께 손글씨를 쓰고 있는 김미화, 김정혜, 문미선, 문영미, 손종만, 전선혜, 조원명, 유미경, 홍성옥 등이다.

김성장 대표를 비롯해 홍성옥, 전선혜, 김미화, 유미경씨는 지난해 위령제에서 붓글씨 퍼포먼스와 만장 글씨 전시에 참여해 골령골 사건 희생자들을 위로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여는 글을 통해 "시와 글씨로 누굴 위로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어쩌면 읽는 이들 가운데 어떤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잠시 머물다 갈 수만 있어도 시와 글씨는 존재할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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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코너에는 김희정 시인의 시집 <서사시 골령골> 초고와 시집 표지 그림(박소영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서사시 골령골> 시집이 소개된 문예지, 책, 회보와 올해 초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에사 발간한 백서 <골령골-대전 골령골 73년 간의 진실>도 전시되어 있다. ⓒ 임재근

    
미룸 갤러리 관장이기도 한 김희정 시인은 "우선 국가 권력에 의한 학살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그 의미를 두었다"며 "문학이 서예가 그림이 이런 사건을 알리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시인은 "현기영 소설가는 제주 4.3 사건을 소설로 써 많은 사람이 제주 항쟁을 알게 되었고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여 진실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며 "예술이 할 수 있는 일은 피해자의 마음을 보듬는 것이고 가해자들에게는 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의 부제를 '이제, 국가 차례이다'라고 정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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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시 골령골 시 전展 ‘이제, 국가차례이다’ 전시 포스터. 전시는 미룸갤러리에서 6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한 달간 전시된다. ⓒ 임재근


   
4개의 공간으로 구분된 미룸갤러리는 전시공간 3곳에 10명 작가의 글씨 작품 49점을 나누어 전시했다.


나머지 한 곳에 아카이브 코너를 배치했다. 이곳에는 김희정 시인의 시집 <서사시 골령골> 초고와 시집 표지 그림(박소영 작가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시집이 소개된 문예지, 책, 회보와 올해 초 (사)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에사 발간한 백서 <골령골-대전 골령골 73년간의 진실>도 전시되어 있다.

전시는 6월 15일에 시작해 7월 14일까지 한 달간 진행된다. 관람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가능하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오는 17일 오후 4시에는 작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시 개막행사를 개최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서사시 골령골 시 전展 #이제, 국가차례이다 #미룸갤러리 #세종손글씨연구소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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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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