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가 왜 이리 어려운가요?

등록 2023.06.18 17:56수정 2023.06.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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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의 세계는 상상외로 재미난 것들이 많다. 학교도서관에 오는 어린이에게 요즘의 일상을 묻는 것은 친해지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고민과 관심의 대상, 학교생활의 어려움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저학년보다는 고학년에게 대화가 쏠리기도 하지만.

"요즘 학교생활 어때?" "재미나는 것, 좋아하는 것 생겼니?"

"축구나 배구가 재밌어요" "친구와 함께 게임하는 것요" "그냥 똑같아요" "너무 바빠요"

그들에게 재미난 일이 없는 것은 매일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기 때문일 것이다. 오죽하면 어른들도 일상이 재미없을 때가 더 많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여기에 '독서' '책 읽기'라는 말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다.

"책 읽기는 어떠니?"

"재미없어요" "지루해요"

일단 부정적이다. 어른도 그런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나?


감동적이다. 슬프다의 형용사보다 재미있다. 흥미롭다. 읽고 싶다. '읽다'의 동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단순히 알고 있던 일반적이고 상식이지만 풀지 못하는 독서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우리의 편견에서 비롯된 습관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늦지 않은 초등학생에게 습관도 환경도 추천도 모든 것들이 중요할 때다. 책 읽기의 방향성을 풀어가는 고민은 늘 있어왔다. 읽지 않는다는 것은 필히 와닿지 않는 재미와 흥미, 책에 닿지 못하는 두려움에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교과서는 계속 봐야 하고 독서는 그저 읽기 위한 부정의 의미로 어린이에게 다가왔을까? 거부감에서 오는 그 무엇을 먼저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일단, 독서상담부터 해 보자. 왜 읽기가 힘들어하는지? 무엇이 책을 놓게 만들었는지? 아니면 왜 읽기가 싫었는지? 묻고 또 물어 어린이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해결해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왕도는 없다고 하지만 한 명이 어린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독서의 길을 찾아가는 방향을 알려주고 함께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책을 읽었더니 무엇이 너에게 좋았니?" "친구에게 추천할 책 있니?" "요즘 재밌게 읽은 책 무엇이니?" 이런 질문으로 말할 수 있는 날이 곧 올까?

책모임에서 만난 아이들은 하나같이 즐거워 보였다. 책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적극적이다. 책과 함께하는 모든 행동들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모였다. 나는 책을 싫어하는 아이보다 솔직히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하나 더 책을 추천하곤 했다.

싫어하는 행위가 책 때문인 것 분명하지만 책 이외의 관심이 필요할 때가 있다. 모든 것들이 필요이상으로 관심을 영역을 넓혀갈수록 책 읽기의 관심도 넌저시 마음으로 잡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다. 이제 책 상담의 시작을 모든 관심으로 아이들과 호흡하는 자세를 가져볼 생각이다. 그다음에 글을 쓴다면 "요즘, 무슨 책 읽고 있니?" 질문하는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느 신문에도 이런 기사가 대문짝만큼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학교도서관, 책 읽는 아이들로 매일 북새통"
#책읽기 #독서상담 #책마음 #책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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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입니다. 학교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아이와의 공감시간을 좋아합니다. 도서관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알리고자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때론 삶의 이야기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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