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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존치, 킬러문항보다 더 심각... 앞뒤 안맞는 교육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좋은교사운동 비판 논평... "사교육비 폭증 원인 그대로 두고..."

등록 2023.06.21 17:49수정 2023.06.2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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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브리핑하는 이주호 21일 오전 이주호 교육부총리가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권우성

 

교육부가 21일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지만 교육시민단체들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모순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교육부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확대 권고하고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존치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을 이주호 장관이 직접 밝혔다.

사교육걱정 "일제고사 부활 우려 나올 수밖에... 시대착오적"

가장 큰 우려를 받은 대목은 평가 중심의 교육 정책 기조 전환으로, 일제고사를 연상시키는 시대착오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아래 사교육걱정)은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일제고사 폐해를 이미 우리 사회가 심각하게 앓아왔음에도 이를 부활시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현직 교사 모임인 좋은교사운동도 역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얼마나 정확하게 학생들의 학습 결손 상태를 진단하고 정확하게 지원해주는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 학생이 참여하도록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학습 결손의 원인을 학습 진단 시스템 개선보다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에서 찾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좋은교사운동은 "학습지원 정책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지원 대상 학생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맞춤형 평가라고 했는데 현재 누가, 어떤 학습자료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꼬집었다.  

좋은교사운동 "킬러문항보다 심각한 사교육비 폭증 원인 그대로"


또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결정에 대해선 오히려 사교육 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교육걱정은 2020년에 발표한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조사'를 제시하면서 "일반고 희망 학생 대비 전국 단위 자사고의 고액 사교육비 지출 비율은 4.7배에 달했다"며 "통계청이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봐도 자사고를 희망하는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과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사교육걱정은 "사교육 경감과 학교 교육 정상화에 진정성이 있는 정부라면 적어도 이들 학교가 가진 학생 선발권을 폐지해 입학 전형이 유발하는 사교육 문제라도 해결한다는 신호를 줬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좋은교사운동은 특히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결정이 가장 문제라고 짚었다. 이들은 "수능 킬러 문항 배제로 사교육비가 잡힐 리도 만무하지만, 킬러문항보다 더 심각한 사교육비 폭증과 공교육 경쟁력 약화의 주된 원인인 자사고·외고·국제고 다양화를 명분으로 존치시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사교육 시장에서는 초등 저학년 단계부터 이들 학교 진학 대비반이 생기기도 했는데, 다양한 계층의 학생이 함게 모여 공동체성을 키워야할 시기에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상호 이해의 민주주의 큰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좋은교사운동은 또한 "고교 서열 체제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고교학점제가 2025년에 전면 시행되면, 이들 (자사고·외고·국제고) 학교에 대한 쏠림 현상과 사교육 폭증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촘촘한 한 줄 세우기 상대평가 체제와 고교 서열체제를 견고히 하는 정책 기조 속에서 기본 인성교육 강화나 디지털 기반 교실 수업 혁신은 현장에서 아무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브리핑 자리에서 일제고사 부활 우려에 대해 "평가 시기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조정하고 법적으로 강제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과거 일제고사라고 비난받던 것과는 다르다"면서 "사교육을 줄이는 것도 정말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교육의 다양성, 자율성을 위해선 (자사고 등을) 존치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답변했다(관련 기사 : 초3·중1 전체평가 부활, 자사고·외고 존치... 사교육 폭증 우려) https://omn.kr/24gsx.
#수능 #자사고 #외고 #국제고 #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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