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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일본의 수산물 수입 재개 요구에도 '입장 표명'은 주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원칙 재차 천명했지만, 구체적 대응 계획은 물음표

등록 2023.07.05 14:41수정 2023.07.0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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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강력... 한 입장 표명... 이 어떤 내용을 말씀하시는 건지 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기자들의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구하는 일본 측에 집권여당으로서 강력한 입장을 표명할 것인지 묻는 말에 잠시 답을 주저한 것이다.

앞서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적인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일본 정부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동일본대지진 뒤 일본산 식품 수입 규제의 철폐가 계속 정부의 중요 과제"라며 "부처 간에 협력하면서 적절한 형태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당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윤 원내대표를 향해 "일본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압박이 어제도 있었는데, 혹시 당 차원에서 일본 측에 강력하게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 있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당과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을 했다"라며 "10년, 30년, 100년, 이런 기간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게 당과 정부의 확고한 입장"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일본 측에 명시적으로 항의나 거부 의사를 밝히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이 안심하지 않으면 수입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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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맞댄 윤재옥-성일종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와 성일종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앞서 발언 자료를 보며 의논하고 있다. ⓒ 남소연

   
당정은 이처럼 여러 차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원칙을 천명하고 있지만, 관련한 여론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용인할 경우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할 논리 자체가 더 이상 성립이 안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관련 기사: "IAEA 보고서 동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논리 무너진다"). 또한 '국민이 안심할 때까지'라는 단서가, 추후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의 여지를 남기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기자들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에 대해서 과학뿐만 아니라 국민감정도 고려하는 것인지 묻자, 윤 원내대표는 "국민감정이라기 보다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그는 "우리 국민이 안심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먹거리에 관해서는 우리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할 책임이 정부와 여당에 있다. 그런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민이 안심하지 않으면 수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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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총 발언대에 선 성일종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 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자료를 준비해 와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TF 단장을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 역시 이날 의원총회 자리에서 마이크를 잡고 "'IAEA 결과 발표가 되었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우리가 해야 되는 것 아니겠느냐' 이 이야기를 지금 민주당도 하고 있다"라고 관련 문제를 언급했다.

성 의원은 "대통령실도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다 이야기했다. 국민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10년이든 30년이든 절대로 수입 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라며 "이 기조는 변함이 없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는 "이거를 또다시 (야당에서)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는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이거(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한 것들은 수입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반복했다.


여당, 피해 어민 및 수산업자 지원 검토... 추경에는 거리 둬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경우, 후쿠시마산뿐만 아니라 일본산 수산물 전체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관련 기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총력 저지"... 행동 나선 민주당).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당 긴급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앞으로 민주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막고,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진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는 결의와 논의를 진행했다"라며 "일본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의 공감을 얻지 않고 방류를 개시할 경우 전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입법 검토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의 입법 방향은 피해 어민 지원 쪽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피해 어민들이나 수산업 종사자들, 또, 횟집 경영자를 비롯한 관련 그 우리 국민들이 피해를 본 일이 있으면 당연히 지원을 해야 된다"라며 "현재 수산물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제 침체와 관련해서도, 어떻게 경기를 진작시킬 것인가를 포함한 종합적인 수산업계 지원대책을 정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에는 거리를 뒀다. 그는 "민주당이 추경을 통해서 수산업계를 지원하겠다는 건, 수산업계 지원이 아니라 추경에 관심이 있는 것 같다"라며 "우리가 쓸 수 있는 예산이 있을 것이다. 정부 예비비도 있고, 필요한 자금을 추경하지 않더라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고 반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후쿠시마 #수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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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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