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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과도한 무력"... 유엔도 한국에 우려 서한 보냈지만

장애인단체들 "전장연 관련 정부의 UN 제출 의견 주시, 권고절차 밟아야"

등록 2023.07.06 12:03수정 2023.07.0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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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한국장애포럼(KDF) 등 6개 단체는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과도한 시위 탄압을 멈추고 유엔 특보가 서한에서 권고하는 국제인권규범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 복건우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시위대에 과도한 무력을 사용한 것이 보고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4월 26일 유엔 특별보고관이 한국 정부에 전달한 서신의 한글 번역본 일부)

유엔 특별보고관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를 과잉 진압한 경찰에 대해 인권침해 우려를 제기한 가운데, 장애인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국제인권규범 준수를 촉구했다.

전장연·한국장애포럼(KDF) 등 6개 단체는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과도한 시위 탄압을 멈추고 유엔 특보가 서한에서 권고하는 국제인권규범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인권·법률단체를 비롯해 강훈식·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유엔, 전장연 시위에 높은 관심 보여"

발언자로 나선 조미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지난 2월 시민사회계가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경찰의 시위 과잉 진압에 관한 긴급진정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다섯 명의 특보가 깊은 우려를 표하며 정부에 서한을 전달해 인권침해 사안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며 "일방적 통보가 아니라 한국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지하철 시위를 둘러싼 인권침해를 개선하고 참여자들의 인권을 다층적으로 보호하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특보가)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적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향후 정부가 제출하는 의견을 살펴보고 정부가 권고 절차를 밟기까지 관심과 감시의 눈을 내려놓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최한별 한국장애포럼 사무국장은 "올해 1월 2일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벌인 장애인들은 휠체어 파손, 엘리베이터 중지 등 경찰과 서울교통공사의 무자비한 폭력 진압을 겪었다"며 "지난 6월 공개된 유엔 특보 서신은 당시 시위 진압이 얼마나 심각한 인권침해였는지 알려줄 뿐만 아니라 유엔이 해당 사안에 높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정부가 집회·결사의 자유를 제한하는 상황에 대해 유엔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이번 서신을 통해 '전장연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라는 정치권의 주장이 잘못됐음이 드러났다. 정부는 국제인권규범에 가입된 당사국으로서 장애인의 집회·시위의 자유를 차별 없이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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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박경석 대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시위 폭력 진압... 특보 "깊은 우려 표한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6개 단체는 지난 2월 15일 국내외 306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명을 받아 세 분야의 유엔 특별보고관(장애인 권리, 집회·결사의 자유, 인권옹호자)에게 '장애인 권리보장 촉구 활동에 대한 한국 정부의 중대한 탄압에 관한 긴급진정서'를 제출했다.

앞서 1월 2일 전장연 활동가 250여 명이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벌인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경찰 기동대 600여 명(10개 부대)이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4월 26일 다섯 분야의 특별보고관(장애인 권리, 집회·결사의 자유, 인권옹호자, 의사 표현의 자유, 노인의 모든 인권 향유)이 서신을 보내왔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시위에서 무력을 사용한 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 점, 정치인들이 시위를 둘러싸고 비하 발언을 쏟아낸 점 등에 우려를 표했다. 해당 서신은 두 달 후인 6월 26일에 일반에 공개됐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을 축소시키려는 서울시를 향한 투쟁 일정을 발표하고,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장연 #유엔 #지하철시위 #이동권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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