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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평지하차도 차량통제 필요" 신고에도... 1시간 방치됐다

청주시 '제방 유실' 전달받고 바로 통제 안해, 충북도 역할도 부재... 참사 당일 상황일지

등록 2023.07.18 16:52수정 2023.07.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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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전 8시 45분경,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미호강 제방둑이 무너지면서 쏟아진 물길에 순식감에 잠겼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4명이 사망했다. ⓒ 충북인뉴스


충북 청주 미호강을 가득채운 성난 물길은 15일 오전 7시 56분을 전후로 미호강 제방을 무너뜨렸다.

유실된 제방 사이로 쏟아진 물길은 오전 8시 40분까지 44분간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와 인근 마을로 전진, 또 전진했다.

청주시와 충북도 소방당국, 경찰은 이런 사실을 알았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알고만 있었다. 도로 위의 차량과 지역 주민에게 안전안내문자 등을 통해 재빨리 알리지 않았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는 그곳을 지나가는 차량에겐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차도 벽을 타고 양 입구에서 물밀 듯이 쏟아져 내렸다. 이곳에 있던 14명의 생명들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사연 많은 세상과 이별했야 했다.

다음은 15일 오전 4시부터 차량이 통제된 오전 9시 1분경까지의 궁평2지하차도 상황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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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충북 청주시 미호천교 아래에 임시제방이 쌓여있다. 지난 15일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며 강물이 궁평2지하차도를 덮쳐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 04시 10분

금강홍수통제소, 미호천에 '홍수 경보' 발령

○ 06시 30분


금강홍수통제소,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에 전화 : '미호천교가 심각 단계에 도달했다. 계획홍수위(제방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수위)를 대비해서 저지대 및 취약구간 주민대피, 응급복구 조치 등 지자체 매뉴얼대로 해 달라.'

○ 06시 36분

흥덕구청, 청주시청 하천과·청주시 도로사업본부에 위 내용 전달

○ 06시 39분

흥덕구청, 청주시청 안전정책과에 위 내용 전달

(※ 청주시청은 이 내용을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전달 안해)

○ 06시 49분

청주시 도로사업본부, 청주시 안전정책과 재난대비팀에 이 사실 통보

○ 07시 01분~02분

오송청주2구간도로확장공사 감리단장, 충북경찰청에 112 신고전화 : '미호천교 제방이 넘치려고 한다. 주민들 대피해야 할 것 같다.'

(※ 경찰은 궁평2지하차도가 아닌 궁평1지하차도로 출동)

○ 07시 20~30분경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 미호천교 밑 임시제방 현장 도착 : 굴삭기 1대로 제방 보강공사하는 현장 확인. 미호강 수위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다고 말함.

(※공사 관계자는 장 전 이장에게 "우리도 새벽 4시부터 나와 공사하고 있다"고 말함)

○ 07시 30분경

(마을주민의 신고를 받고) 소방관 2명, 제방에 출동 : 제방 상황을 어디론가 무전

(※당시는 시공사에서 출동한 인부들이 제방 높이기 작업중)

○ 07사 40~50분경

미호천교 밑 임시제방 30㎝ 밑까지 수위상승

(※장찬교 오송읍 궁평1리 전 이장이 해당장면 촬영)

○ 07시 51분

소방당국에 신고접수 : '미호천 제방이 유실될 것 같다.'

(※장찬교 오송읍 궁평1리 전 이장 : "7시 50분경 119에 신고했다")

○ 07시 56분~58분

오송청주2구간도로확장공사 감리단, 충북경찰청에 112 신고전화 : '제방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궁평교차로와 궁평지하차도가 물에 잠길 수 있다. 궁평지하차도 차량통제가 필요하다.'

○ 08시 03분

소방대원 현장 도착, 소방상황실에 상황보고 : '제방 둑이 무너져 미호강이 범람하고 있다.'

소방상황실, 청주시 당직실에 이 상황을 전달

(※ 청주시는 해당 사실을 충북도청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짐)

(※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8시에서 8시 10분경 임시 제방 둑이 무너진 것을 보고 현장을 떠났다고 말함)

○ 08시 30분경

궁평1리 주민대피방송 2차(노인회장)

747 버스, 궁평2지하차도 안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차

(※ 사고 직전 역주행으로 현장 빠져나온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기록된 상황)

○ 08시 35분

청주시청 안전안내문자 발송 : '현재 하천 수위 상승으로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교~오송자동차극장 구간 저지대 침수위험 있사오니 차량 이동주차 및 주민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장찬교 궁평1리 전 이장은 "재난문자로 하천수위 상승이라고 발송됐지만 이미 현장은 둑이 무너져 물바다가 된 후였다"고 말함)

○ 08시 40분

궁평2지하차도 침수 시작

○ 08시 45분

주민, 소방당국에 궁평2지하차도 침수 신고

○ 08시 47분

소방당국 출동명령

○ 09시 01분경

경찰, 궁평2지하차도에 도착해 차량통제 시작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송지하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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