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들섬 송전탑 반대 천막농성 접지만... "지중화 투쟁 계속"

당진시민들 31일 시청 앞 기자회견

등록 2023.07.31 11:21수정 2023.07.3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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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당진시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한국전력의 소들섬 구간 고압송전철탑의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는 충남 당진시민들이 당진시청 앞에 세웠던 천막농성장을 자진 철거했다. 천막 농성장을 설치한지 280일 만이다. 농성장은 일단 철거됐지만 시민들은 송전탑 지중화를 위한 시민행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당진 시민들은 지난해 10월 19일부터 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소들섬 송전철탑 지중화를 욕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소들섬 송전탑 건설 반대를 위한 주민대책위는 31일 당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을 철거했다. 

시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당진은 이미 526기의 송전탑이 서 있는 송전탑 공화국이다. 아직도 더 세워질 송전탑이 40여 개라는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당진시민들은 한전의 무자비한 이윤추구와 기업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관계기관에 맞서 싸워왔다. 전기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온갖 고통을 감내하고 전기를 소비지역(수도권)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환경권과 재산권, 건강권마저 침해 당하고 있는 당진시민들의 지난 투쟁의 과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제 일상 속에서 소들섬을 보존하는 데 노력하고, 송전탑이 지중화 될 때까지 계속해서 행동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봉기 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많은 시민들이 격려해 주셨는데 소들섬 철탑 건설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 하지만 시민들과 함께 당진의 환경을 걱정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강면 부장리 주민대표 유이계씨도 "이기기 어려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소들섬 구간 송전 철탑 지중화와 소들섬에 서식하는 야생생물 보호를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한 삽교호 소들섬은 지난 1973년 삽교천지구 대단위 사업 후 모래톱이 쌓이면서 자연 발생한 섬이다. 당진 시민들은 2019년 이름이 없던 섬에 '소들섬'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소들섬은 '우강(면) 들'에서 따왔다.

겨울 철새인 가창오리의 주요 서식지이기도 한 소들섬은 지난 2022년 1월 28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소들섬 #한전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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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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