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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온열환자 속출... 심상정 "당장 행사중단 검토해야"

상황 심각해지자 거대 양당도 목소리... 대회 주최측·정부 책임론 나와

등록 2023.08.03 13:58수정 2023.08.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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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에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이 지난 1일 수돗가에서 물을 적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 세계스카우트연맹 제공

 
"당장 행사 중단을 검토해야 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행사 중단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세계 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글로벌 청소년 문화 교류 축제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코로나19로 연기되며 올해 6년여 만에 전라북도 새만금에서 열리게 됐다. 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조직위원회는 일정대로 강행했고, 그 결과 개막 직후부터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폭염과 열대야 속에 개막 하루 만에 400명이 넘는 온열 질환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직위는 대회 개막 이후부터 2일까지 발생한 환자가 모두 1757명이고, 이 중 600명 이상이 온열 질환자였다고 밝혔다. 또한 소방 당국의 행사 중단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직위가 개영식을 강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관련 기사: 잼버리 개막식 중 83명 집단 탈진... 행사 중단에 비상 발령까지). 개영식에서만 발생한 환자가 139명이었고, 그 중 온열 질환자는 108명이었다.

"온열 질환자 속출, 예견됐던 일...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

개막 전부터 일정 대폭 수정을 요구해왔던 정의당이 가장 적극적이었다(관련 기사: 온열환자 400명 나온 새만금 잼버리... 이정미 "이대로는 안돼"). 심상정 의원은 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전북 새만금에서 막을 올린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다"라며 "예견됐던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만금은 대규모 간척지다. 땡볕을 피해 숨을 곳이 단 하나도 없는 곳"이라며 "장마철 이후였다. 덩굴터널, 그늘쉼터 몇 개로는 찌는 듯한 습기엔 속수무책이다"라고 꼬집었다. "병해충 방제를 했더라도 물웅덩이에서 창궐하는 모기떼와 풀숲 진드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라며 "한마디로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가 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심 의원은 "이곳에서도 국가행정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라며 "뒤늦게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온열질환자 대책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고 한다. 긴급이 아니라 뒷북지시"라고 날을 세웠다. "사전 예방 사항을 손 놓고 있다가 긴급지시로 땜질하는 사단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 벌써 몇 번째인가?"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이 꿈을 키우며 우정을 나누는 행사인데, 우선해서 고려하고 대비했어야 할 게 건강과 안전 아닌가?"라며 "이렇게 무대책으로 방치할 수 있는지 그 발상 자체가 의문이다. 안전불감증 정부라는 걸 국제적으로 인증이라도 받고 싶은 것인가?"라고도 따져 물었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원회 의장 역시 같은 날 "이 일은 정부의 문제인가 아닌가? 정부의 문제라면 어느 정부의 문제인가?"라며 "어떤 카르텔이 배후에 작용한 결과인가? 국무위(원회 회의) 모두 발언에서 한마디 안 하시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조직위는 지금이라도 일정 중단을 포함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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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스카우트 최고의 예우를 표하는 장문례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여가부장관에게 당부 전화... 정부, 총력 기울여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이번 스카우트 잼버리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터라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다.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에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과 박보균 문화체육부장관 모두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공동위원장 자리를 맡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한국 스카우트 연맹 명예총재로서 전날 개영식에 직접 참석하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며 미온적이었던 거대 양당도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폭염 대비 무더위쉼터 현장 점검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우선은 현장에서 안전과 관련한 상황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오전에 제가 여성가족부장관께도 당부 전화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무조정실장이 현장에 내려간다고 알고 있다"라며 "그래서 현장상황을 보고 관계부처에서 철저하게 안전대책을 강구를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당초 개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고위 당정협의회를 이유로 불참했다.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관련 지적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세계 청소년들의 문화 올림픽으로 불리는 잼버리 개영식이 어제 열렸지만, 극심한 폭염으로 다수의 온열 환자가 발생하는 등 스카우트 대원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다"라며 "새만금 지역의 특성상 그늘이 없는 상태에서 지금처럼 폭염이 계속된다면 수많은 대원들의 건강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조직위를 넘어서 정부 모든 부처가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잼버리에 참여한 전 세계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잼버리 대회를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폭염에 체온 관리를 위해 가장 기초적인 얼음이나 물 등 충분한 물자 공급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니 야영장 내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조치함은 물론이고, 폭염 지속으로 대원들의 건강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될 시 어떤 대안 마련이 가능한지 구체적인 안심 대책을 조속히 내어놓을 수 있도록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민주당" 정부 현장 대응 미흡"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김윤덕 국회의원(재선, 전북 전주갑)이 이 행사의 공동위원장 중 한 명이며, 행사 유치부터 개막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권익현 부안군수 모두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메시지는 현 정부 비판에 방점이 찍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세계잼버리 첫날부터 수백명의 온열질환자가 생겼다. 몇 달 전부터 경고됐지만, 적절한 대비가 없었다"라며 "하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모두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대한민국의 관리능력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한탄했다. 그는 "절박하다. 대한민국의 추락을 막아야 한다"라며 "현실은 안타깝다. 능력없는 정부는 엉뚱한 쪽으로 폭주한다"라고 꼬집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에게 "정부가 현장 대응에 미흡한 거 아닌가"라며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을 이제 와서 바꾸기는 그렇지만. 최소한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참석자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정부가 현장 상황을 챙기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했다. "추후에 책임 소재를 확인하더라도, 지금은 추가적인 불만이 나오지 않도록 정부가 챙겨야 한다"라는 주장이었다.
#새만금잼버리 #세계스카우트연맹 #윤석열대통령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온열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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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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