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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잼버리 사태 총책임은 전라북도에 있다"

유상범 "전북지사 모든 행사 책임", 참가자 배치 혼란엔 "혼선 불가피, 원활한 게 어불성설"

등록 2023.08.09 16:26수정 2023.08.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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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이 비어 있다. ⓒ 연합뉴스

기자 : 이번 잼버리 사태의 총책임이 전라북도에 있다는 말씀인가?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네."

 
 
여당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의 총책임이 윤석열 정부가 아니라 전라북도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현 정부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집권세력이 지방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동위원장에 장관이 들어가 있을 뿐, 실제 준비는 전라북도"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국민의힘은 '코리아 잼버리'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대한 정쟁을 자제하고 함께 힘을 모으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연일 정부책임을 이야기하며 또다시 국익자해행위를 하고 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민주당이 이번 잼버리 행사의 준비 소홀에 대해 윤석열 정부 탓을 하는 것은 매번 지방분권, 지방자치를 이야기하던 민주당의 자기부정"이라며 "현재 지자체는 전체 국민 세금의 60%를 가져갈 만큼 권한과 예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잼버리 대회 준비를 보며 과연 그 권한과 예산만큼의 책임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1991년 고성 잼버리 대회는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이었기 때문에 중앙정부에서 주도를 했지만,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상황이 다르다"라며 "지방자치 30주년을 맞아 각급 지자체가 예산과 권한을 더 늘려달라 하는 상황이며, 윤석열 정부 역시 대통령 공약이었던 것처럼 지방이 주도하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이번 잼버리 대회의 총 책임자인 전라북도가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으니, 앞으로 어느 정부가 들어선들 지방자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겠나"라며 "애당초 공동위원장에 여가부장관이 들어가 있을 뿐, 실제 행사 준비 및 주도는 전라북도가 해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도 이제와 중앙 정부를 탓하고 있으니, 이대로라면 지방자치의 미래가 있겠나"라며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지자체가 주도하는 모든 행사도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게 해야 할 판"이라고도 지적했다.


"전권을 쥐고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중앙정부 탓하는 것이야말로 지방자치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고 무책임의 극치"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 윤석열 정부 탓을 하지 말고, 자당 소속의 지사가 있는 전라북도가 과연 제대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일했는지부터 따져보라"라고도 덧붙였다.

1171억 중 870억이 조직위 예산, 전라북도는 26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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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일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가자 퇴영 계획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논평 이후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오마이뉴스>의 백그라운드 브리핑 요청에 응하며 "기본적으로 이 잼버리 대회는 전라북도에서 신청을 했고, 전라북도가 책임을 지고 모든 걸 주관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는 총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을 두고 있다.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의 김현숙 장관뿐만 아니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장관 셋이 조직위원장 자리에 앉아 있다. 현직 장관들은 지난해 국정감사 때나 행사 직전 현장 점검에서도 '가장 안전한 잼버리'를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 수석대변인은 김관영 전라북도 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이란 점을 들어 "공동위원장에는 여가부장관이 들어가 있지만, 전라북도지사가 집행위원장으로서 모든 행사를 책임지고, 진행하는 형식으로 운영이 돼 왔다"라며 전라북도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그는 "전라북도가 이 행사의 주관에 책임이 있다"라며 "전라북도의 진행 상황이 왜 이렇게 됐는지가 가장 주관이 될 것이고, 또한 필요하다면 관계기관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을 해야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관련 부처의 책임은 전라북도의 후순위로 미룬 셈이다.

전체 예산 1171억 원 중 전라북도가 집행한 예산은 265억 원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직위원회가 운영한 예산이 870억 원인데, 전라북도에 책임이 더 크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하지만 유상범 대변인은 "조직위 구성을 한번 잘 보시라"라며 "대부분이 전라북도 관련 단체로 돼 있다"라고 말했다. 조직위가 집행한 예산 역시 전라북도의 책임이라는 취지다.

여당은 논평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언급했지만, 실제 전라북도의회가 폭염 대비 및 배수 시설 등 새만금 잼버리 안전 대책 예산 국비 지원 94억 원을 지난 6월에 요청했으나, 기획재정부가 20억 원으로 감액한 바 있다.

하지만 유 대변인은 "그 많은 예산은 다 어디에 썼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예산들을 조직위가 잘못 썼고, 전라북도가 잘못 썼다면, 이제 우리 잼버리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난 이후에 철저한 감사 또 필요에 따른 수사, 또 우리 양당이 합의한다면 국정조사까지 진행을 해서, 이제 그 진상을 정확히 파악을 해야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참가자 분산 배치 과정 혼란... "긴박한 결정, 원활한 게 어불성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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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 참가한 이탈리아 스카우트 대원들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해 관람하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잼버리 참가자들을 분산 배치하는 과정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부가 나서서 각 지방자치단체들과 공공기관, 대학교 등에 참가자들을 이동시켰지만, 예멘이나 시리아처럼 참가하지도 않은 국가의 인원이 배정되는 등 여러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유 수석대변인은 "급하게 진행하는 상황이니까 어느 정도 혼선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라며 "지금 조직위 차원에서 안 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가지고 모든 분산 배치를 지금 다 지금 노력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그는 "아주 긴박하게 결정이 됐는데, 그 모든 과정이 원활하게 돼야 된다고 한다면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정도의 혼선은 어쩔 수 없다는 투였다.

그는 이번 잼버리의 마지막 행사인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 대해서 정리된 게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라며 "이 정도 하자"라고 브리핑을 마쳤다.

현재 K-팝 콘서트는 대한축구협회 K리그 일정 악영향, 축구장 잔디 훼손 논란뿐만 아니라 BTS(방탄소년단) 차출, 공공기관 직원 동원 논란까지 겹치며 연이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관련 기사: [단독] 잼버리 콘서트에 '공공기관 직원 동원령'... 불만 쇄도). 성일종 의원이 현재 군 복무 중인 BTS 멤버들을 불러, '완전체' BTS를 무대에 올리자고 국방부에 제안한 것을 두고 팬덤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당은 성 의원 '개인 의견'이라며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고 있다(관련 기사: 결국 잼버리에 BTS 소환? 성일종 "국방부, 복무중 멤버 참여 지원해야").
#유상범 #국민의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전라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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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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