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해 지정된 ‘택배 없는 날’에 쿠팡이 끝내 동참을 거부한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강민욱 쿠팡 택배 노동자가 택배를 배달하고 있다.
유성호
택배 없는 날을 앞두고 쿠팡의 불참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 물류배송 자회사) 측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은 1년 365일 택배 없는 날"이라고 발표했다. "퀵플렉스 대리점에는 위탁 규정에 따라 휴가자를 지원하는 백업기사 인력이 있고 쿠팡이 직고용한 쿠팡친구(옛 쿠팡맨)의 지원도 있다"는 이유였다.
강씨와 A씨, 그리고 또 다른 쿠팡 퀵플렉스 택배기사 B씨는 "(쿠팡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씨는 "최근 빗길에 넘어져 꼬리뼈가 부러진 한 동료는 2주 동안 일을 못했고, 또 다른 동료는 2박3일간 예비군 훈련을 가느라 일을 못했다"며 "(백업기사가 없어 누군가 이들의 일을 대체하지 못했고) 수익률(물품 배송을 달성한 비율)을 달성하지 못해 클렌징(쿠팡에 의해 배송 구역 회수)을 당했다"라고 떠올렸다.
B씨는 "(쿠팡은) 365일 기사가 원하면 쉴 수 있다고 홍보하던데 (해당 내용을) 퀵플렉스 택배기사들이 모여 있는 SNS 대화방에 공유하니 '피눈물이 날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라며 "일주일에 이틀만 쉬려고 해도 클렌징을 당하기 때문에 (그렇게 배송 지역을 회수 당하다보면 결국) 1년 내내 쉬게 될 수도 있다. 사실상 해고"라고 지적했다.
A씨 또한 "(쿠팡 측 발표대로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퀵플렉스 택배기사들이 전체의 몇 %나 될까"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퀵플렉스 택배기사들 사이에선 (쿠팡의 발표는) '말이 안 되는 사례'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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