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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등외국민 취급, 이대로 못 살겠다"

경남지역 농민단체 투쟁선포식... "저율할당관세 제도 폐기" 등 촉구

등록 2023.08.22 11:34수정 2023.08.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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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농민들이 이같이 외치며 '투쟁 선포'를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남연합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이 22일 경남 창원 용지문화공원 옆 대로변에서 투쟁선포식을 열고, 경남도청 앞까지 거리행진했다.

조병옥 전농 부경연맹 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투쟁은)농업생산비의 증가와 더불어, 물가안정을 빌미로 정부의 끊임없는 저율할당관세(TRQ) 농산물 수입의 결과이며, 이에 따른 농산물 가격의 전반적 하락의 결과이다"라고 했다.

또 그는 "기후위기로 인한 각종 재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자연재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미미하고 그나마 존재하는 농작물 보험은 예년에 비해 30% 이상 지급율이 감소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농민들의 현장 발언도 이어졌다. 합천에서 온 권상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지부장은 "올해 정부의 양파 수급 정책은 모두 양파 산지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정책으로서 거의 매달 나왔다"라며 "정부가 나서서 양파를 수입하고 농사 수취가를 묶어 낮춘다고 해도 소비자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양파 가격 폭락과 정부의 수급 조절 실패가 원인인 만큼 최소한 생산비는 보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우선 필요하다"라며 "농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으로 농촌 인건비 절감 뿐만 아니라 양파 등 주요 작물에 대한 직불제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생산비를 낮추고 소득을 보장하는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한승아 전여농 경남연합 정책위원장은 "올해 인건비, 재료비, 기름값이 많이 올랐고, 토마토 농사도 재미를 못 봤다. 정말로 농사를 정리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저도 다른 언니들처럼 요양보호사나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을 하고 있다. 실지로 많은 여성농민들이 농업소득이 적다보니 다른 일을 겸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물가를 핑계로 농축산물을 저관세·무관세로 무차별 수입해 한국 농업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라며 "2022년 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전년대비 15.5% 상승한 484억 1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저관세로 수입한 마늘이 창고에 남아 올해 마늘가격을 폭락시켰다"라며 "현 정부는 치솟는 농업생산비로 하루하루가 불안한 농민의 가슴에 수입농산물로 대못을 박으며 파산의 길을 재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모든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등외국민 취급받는 농민이 '이대로는 못 살겠다'라며 절규하고 있다. 국가 전체 예산에서 2.7%에 불과한 농업예산으로는 식량주권을 실현할 수 없으며 속출하는 농민 파산을 막을 수 없다"라면서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식량위기 시대에 국민에게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먹을거리의 생산기반인 농업부터 지켜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농업예산이 국가 전체예산 중 5%는 돼야 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경남도도 전국 최저 수준인 농업예산 비중, 전국 최하위 농업소득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로 농민의 절규에 화답해야 할 것"이라며 "벼랑 끝에 선 우리 농민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투쟁선포에는 가톨릭농민회마산교구연합회, 경상남도친환경농업협회, 전국마늘생산자협회경남도지부, 전국양파생산자협회경남도지부, 전국쌀생산자협회경남본부, 진주지역농작물냉해피해대책위원회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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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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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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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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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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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단체들은 22일 오전 창원에서 "이대로는 못 살겠다! 수입농산물 저지! 자연재해 대책 촉구! 농업예산 확대! 경남농민투쟁선포식"을 열었다. ⓒ 윤성효

#농민 #저율할당관세 #전농 부경연맹 #전여농 경남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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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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