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진실 보도, 정보전달... 언론 역할 참 복잡해졌다

공감 얻고 독자와 차원을 공유하는 보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 더 노력해야

등록 2023.08.29 13:23수정 2023.08.29 13:23
0
원고료로 응원
차원이란 단어는 일상에서도 흔히 사용합니다. 분야에 따라 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제 나름 해석은 차원이란 공감의 정도가 아닐까요.

차원에서 1차원은 선으로 구성됐다고 봅니다. 선은 점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점은 '0' 차원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점은 제아무리 해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1차원 선 정도 돼야 앞뒤로 오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측 좌측은 없습니다. 선을 더 가져오면 면적이란 공간이 생기며 그곳에서는 전후뿐 아니라 좌우란 개념이 생깁니다. 2차원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상하는 없습니다. 선으로 만든 면 개념을 추가하면 전후좌우 상하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입니다. 3차원입니다. 공간을 더 추가하면 4차원으로 시공개념을 초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차원에 따라 바라보는 것도, 또 경험하는 것도 상당히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개념 자체가 다르며 가치 기준도 분명 다를 것입니다.

우리 인류는 3차원 속에서 삶을 살면서 때로는 시공을 초월하는 4차원 공간을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일상에서는 불가능합니다. 과학이나 수학에서 말하는 차원과는 또 다른 분류에서 의미를 찾아볼까 합니다. 글과 말입니다.


글과 말에는 여타 학문에서 말하는 차원과는 다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글은 시공이 다르다고 해도 소통이 가능하며, 말 역시 과거와 현재를 엮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문학이 그렇고, 음악이 그렇고 또 예술 작품 역시 그렇습니다.

공개념을 넘어서 차원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은 그 작품에 대한 나름 해석을 했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우리는 '명작'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명작을 만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반대로 명작은 특정 구역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같은 공간,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차원이 다른 상대를 만나는 것도 아주 흔합니다. 같은 말을 하지만 정작 정반대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각자 해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같은 공간에서 나눈 대화라면 자세한 설명과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차원을 좁힐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글은 또 다릅니다. 오해가 더해진 글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상세한 설명이 없다면 정독 되기 어렵습니다.

그뿐일까요. 공간이 다르다는 이유에서 뒷받침하는 글을 전하다 보면 오히려 왜곡이나 오해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그런 차원에서 한 것이 말한 것이 아니다" 혹은 "글을 적은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공교롭게도 그 표현은 오히려 차원을 더 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말과 글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그만큼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언론은 글과 말을 생산하는 것을 주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공감을 얻고 독자와 차원을 공유하는 보도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시민의 알권리를 위해 보도란 명분으로 글과 말을 생산해 내지만 정작 시민 관심 밖인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글을 두고서는 질타하거나 '따지는' 전화도 제법 옵니다.

그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격려하는 말도 질타하는 말도 이해가 됩니다. 공감된다는 말입니다. 같은 차원에서 하는 말이라고 여겨집니다. 같은 차원이란 결국 자신입니다. 자신과 관계성을 따져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가 자신인 것은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에서 누군가의 판단과 주장을 무작정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언론 역할이 참 복잡해졌습니다. 감시나 진실 보도, 나아가 정보 전달이 핵심이지만 다양한 차원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를 감안해야 합니다.

사실이라는 분명한 명분을 어떤 식으로 설명해야 하며 또 사실 반대편에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 역시 설명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장 사실을 말하는 사람도, 거짓을 주장하는 사람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글이 되기 일쑤입니다.

시선을 맞춰 같은 차원을 공유하는 것 역시 명작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입니다. <용인시민신문>도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이 보인다면 응원해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격려해주십시오. 시민들께서 만든 명작 용인에도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언론 #보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치와 참여시대의 동반자 용인시민신문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윤 대통령, 류희림 해촉하고 영수회담 때 언론탄압 사과해야"
연도별 콘텐츠 보기